<2008-02-01 격주간 제669호>
토박이 말

애먼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게 느껴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매하다’를 ‘모호하다’라는 의미로만 받아들인다. 그러나 ‘애매하다’에는 ‘억울하다’, ‘아무 관련이 없다’라는 뜻도 있다. 이들이 그 본래의 의미이다. “애매한 두꺼비 돌에 치었다(아무 까닭 없이 벌을 받게 되었거나, 남의 원망을 받게 되었음을 이르는 말)”라는 속담 속에 쓰인 ‘애매하다’가 바로 그 본래의 의미로 쓰인 것이다.
‘애매하다’의 관형사형이 ‘애매한’이고, 이 ‘애매한’이 줄어든 어형이 ‘애맨’이다. 그리고 ‘애맨’에서 변형된 어형이 바로 ‘애먼’이다.
억울하거나 아무 관련도 없는 엉뚱한 상황을 표현할 때, 이 ‘애먼’을 쓴다. 주로 ‘소리, 사람’과 어울려 ‘애먼 소리’는 ‘엉뚱하게 딴 소리’, ‘애먼 사람’은 ‘애매하게 딴 사람’이라는 뜻이다.



허투루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옛말 ‘허틀다’는 ‘흐트러지다’라는 뜻이다.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허틀허틀(사람이 착실하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일하여 실답지 못한 모양)’이라는 부사에 쓰인 ‘허틀’이 ‘허틀다’의 어간 ‘허틀-’과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허투루’도 ‘허틀-’에서 파생된 부사로 간주된다. ‘허투루’는 ‘아무렇게나 되는대로’라는 뜻을 갖는다.



객쩍다
<행동이나 말, 생각이 쓸데없고 싱겁다>

실없는 말을 ‘객쩍은 소리’, 실없는 수작을 ‘객쩍은 수작’이라 한다. 여기에 쓰인 ‘객쩍다’는 ‘말이나 행동이 쓸데없고 싱겁다’라는 뜻이다. ‘객쩍다’의 ‘객’은 한자 ‘客’이고, ‘-쩍다’는 명사 뒤에 붙어 ‘그런 것을 느끼게 하는 데가 있음’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이렇게 보면 ‘객쩍다’는 ‘나그네를 느끼게 하는 데가 있다’라는 의미가 돤다.
‘나그네’는 바람 따라 왔다 바람 따라 가 버리는 존재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그네’는 가볍고 싱겁게 여겨진다. ‘객쩍다’에 ‘쓸데없고 싱겁다’라는 의미가 생겨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객스럽다’는 ‘쓸데없고 실없는 느낌이 있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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