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15 격주간 제668호>
<이야기 한자성어> 作 心 三 日(작심삼일)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하고 곧 느슨하게 풀어짐

맹자의 ‘호변장’에서 ‘작심(作心)’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마음을 단단히 먹음, 또는 그런 마음.’
우리 속담에 ‘굳게 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간다’라는 것이 있듯이 한자성어에도 이와 같은 의미로 쓰인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다. 이 ‘작심삼일’은 두 가지 의미로 쓰이는데 사흘을 두고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비로소 결정을 보았다는 신중성을 의미하기도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기는 했지만 사흘만 지나면 그 결심이 흐지부지 되고 만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즉 앞의 경우는 사흘을 두고 작심했다는 뜻이고 뒤의 경우는 작심한 것이 사흘밖에 못 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은 뒤의 경우에서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더욱 많이 사용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쉽게 변하는 것이고, 바위 같은 굳은 결심도 끝까지 지켜내기란 어려운 것이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어떤 일이든지 하루나 이틀 정도는 그런대로 본인의지로 견딜 만 하다. 하지만 삼일 되는 날부터는 처음에 먹었던 마음가짐이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하면서 자기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그래서 ‘삼일’만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오늘날에는 이 말이 ‘어떤 일이 일관성 없이 자주 바뀐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인조(仁祖)때 유몽인(柳夢寅)의 ‘어우야담(於于野談)’에서 비롯된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서애 유성룡(西涯 柳成龍)이 도체찰사(都體察使)로 있을 때, 각 고을에 발송할 공문이 있어서 역리(驛吏)에게 주었지만 공문을 보낸 후 사흘 뒤에 그 공문을 다시 고칠 필요가 있어서 회수시켰더니, 그 역리는 공문을 발송하지도 않고 있다가 고스란히 그대로 가지고 왔다.
이에 유성룡이 화를 내며 “너는 어찌 사흘이 지나도록 공문을 발송하지 않았느냐?”라고 꾸짖으니 역리가 대답하기를 “속담에 ‘조선공사삼일’이란 말이 있어 소인의 소견으로 사흘 후에 다시 고칠 것을 예상하였기에 사흘을 기다리느라고 보내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유성룡은 “가히 세상을 깨우칠 말이다. 나의 잘못이다” 라며 공문을 고친 뒤 반포했다고 한다.
2008년이 시작된 지 이제 15일이 지났다. 새해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고쳐야할 것들을 돌아보고 새로운 것을 계획해 실천하려고 무던히 노력한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계획하고 추진했던 것들이 금세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무너짐에서 머물러 있게 된다면 그 삶은 정말 ‘작심삼일’의 삶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 무너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시 계획하고 힘을 낸다면, 매일의 삶이 ‘작심삼일’의 삶을 산다면 결국 연초에 다잡았던 마음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지을 작(作) / 마음 심(心) / 석 삼(三) / 날 일(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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