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1 격주간 제667호>
<시 론> 4-H의 새로운 전환기가 될 2008년

김  성  수(서울대 교수 / 농촌청소년문화연구소장)

2008년 무자년(戊子年)년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나라의 4-H운동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해 한국4-H운동 60주년을 기점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첫해이고, 한국4-H활동 지원법이 발효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1947년에 경기도에서 처음 시작된 4-H운동은 당시 대부분 농촌에 거주하던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 4-H는 청소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회의생활, 과제활동 등으로 민주시민의식 함양, 농업기술 습득 등을 통해 농촌지도자로 성장토록 했다. 이 인적바탕은 70년대 새마을운동이 성공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 되었으며, 당시 4-H회원 출신들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선봉에 서서 국가발전을 이끌었다. 우리가 자랑하는 녹색혁명과 백색혁명도 모두 4-H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해도 큰 무리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4-H운동 60주년을 맞아 많은 자축행사를 가졌다. 중앙단위 행사로는 제42회 4-H중앙경진대회를 치렀고 전국4-H인 한마음대회를 열었다. 또 각 시도 및 시군별로 많은 자축행사와 회원교육행사를 통해 4-H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지난 60년을 딛고 올해 우리는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4-H의 지·덕·노·체 이념을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고 청소년들이 4-H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60년 전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네잎 클로버의 희망을 심어주었던 것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도기관은 물론 한국4-H본부와 4-H지도자들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 한국4-H활동 지원법이 발효된다. 이 법의 시행으로 4-H가 그동안 농촌청소년 육성에만 머물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한민국 모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운동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야말로 4-H가 범국민운동으로 추진돼 4-H 이념과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는 실천철학을 심어줄 수 있게 됐다. 또한 이 법의 시행으로 지도기관인 농촌진흥청은 4-H육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각 관련부처와 협의를 해야 한다. 또 한국4-H본부는 이 법에 따른 주관단체로서 조직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4-H운동의 민간추진 역량을 더욱 높여내야 한다.
우리 4-H운동은 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이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만도 450만 명에 달한다. 그들이 지난 시절의 영화만을 그리워한다면 발전은 있을 수 없다. 4-H를 통해 자신을 발전시키고 지역사회 지도자가 된 4-H인들이 후배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4-H운동은 농촌진흥청이나 한국4-H본부 등 위로부터의 지원만을 의지해서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 회원들과 지도자들의 활동현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4-H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역의 4-H인들이 자발적으로 시도 및 시군4-H본부(후원회)에 참여하고 지도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한 단계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
4-H활동 지원법에는 4-H활동을 위해 국비 및 지방비를 보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각 지역에서는 회원들을 위한 좋은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도의회 및 지방의회에 진출해 있는 4-H출신 인사들과 협력을 한다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4-H운동은 이제 재도약을 위한 호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현재 4-H를 추진하는 주역들의 역할이 그만큼 크고 중요하다. 올 한해 4-H의 방향을 올바로 설정하고 모두가 힘을 합쳐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새 희망을 심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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