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1 격주간 제667호>
<이야기 한자성어> 殷鑑不遠 (은감불원)

멸망의 선례는 가까운 곳에 있다는 뜻으로 남의 실패를 자신의 거울로 삼으라는 말

이 말의 처음은 ‘망국의 선례는 바로 전대(前代)에 있다’는 뜻이었다. 시경(詩經)대아편(大雅篇)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은나라의 거울은 먼 데 있지 않다(殷鑑不遠). 전대인 하나라에 있다(在夏后之世).” 이 노래는 중국 고대 왕조인 하의 걸왕(桀王)과 은나라 주왕(紂王)의 행위와 결부된다.
이 둘은 혁명으로 망한 왕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걸주’로 함께 불리는 폭군의 대명사이다.
걸왕은 매희의 환심을 사기 위한 사치와 환락으로 국정을 내팽개쳤으며, 마침내 은나라의 탕왕(湯王)에게 멸망했다. 은왕조도 600년 뒤 주왕에 이르러 하왕조와 같은 운명의 길을 걷게 된다. 주왕 역시 달기라는 여인과 함께 주지육림에서 놀았으며, 이를 간하는 신하는 포락지형에 처했다.
이 같은 폭정을 만류한 삼공(三公) 중 구후와 악후는 처형되고, 훗날 주나라의 문왕(文王)이 될 서백은 유폐되었다.
그때 서백이 주왕에게 간한 말이 앞에서 인용한 시이다. 즉 하나라 걸왕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충언이었다. 따라서 이 말은 반대 의미에서 귀감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의 정치가들도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이다. 〈은나라 은(殷) / 거울 감(鑑) / 아니 불(不) / 멀 원(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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