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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중학교4-H회원들이 노란 꽃망울을 갓 터뜨린 소국을 배경으로 앉아 있다.> |
광주광역시 하남중학교
“국화를 기르면서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내 손으로 무엇인가를 길러내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하남중학교4-H회 김수진 회장(3학년)은 푸른 농심이 가슴 속 깊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걸 느낄 때마다 뿌듯함이 더해간다. 하남중학교(교장 이영로·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산정 4로 63) 교정은 이렇듯 은은한 국화꽃 향기를 머금고 4-H회원들의 손을 거쳐 아름다운 학교로 탈바꿈하고 있다.
첫 국화재배 시행착오도 많아
국화의 하루 일과는 도우미 학생들과 함께 시작된다. 아침마다 회원들 스스로 도우미를 선발해 물을 주고, 병해충은 없는지 살피고, 잡초를 뽑으며 국화를 돌본다. 국화의 성장과정을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격주마다 토요일 계발활동 시간을 이용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1층 화단에는 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회원들이 가꾸고 있는 소국과 대국 화분 100여개가 늘어서 있다. 멋지지는 않지만 국화 화분에 노랗게 국화가 피는 모습을 보고 동료 교사들도 회원들의 노력을 가상히 여기고, 칭찬도 많이 해준단다.
정진희 지도교사나 회원들이나 모두 국화 재배가 처음인 터라 실수도 많이 하고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농업기술센터 이강하 지도사가 그때마다 아낌없는 조언을 해 준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교사로서의 경력도 짧고, 4-H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처음에는 많은 문제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는 정 교사는 “과제를 선정하는 일부터 진행하는 과정까지 회원들과 함께 토의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지도자로서의 소양이 부족했던 점이 학생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의 일환으로 토요일에는 교내와 학교 옆 산정공원으로 팀을 나누어 쓰레기와 오물을 줍고 환경정화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4-H회원 주관으로 전교생이 운동장에 피켓을 들고 환경보호에 대한 구호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또 작년에는 천연염색 과제활동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즐거움을 통해 4-H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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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과제학습활성화사업으로 추진한 1인1국화가꾸기 활동.> |
<국화화분에 사용할 흙을 고르고 있는 회원들.> |
회원 중심되는 4-H활동 펼치기로
1년에 한번씩 열리는 교내 백일장대회는 모든 4-H회원들이 자신의 생각과 글솜씨를 뽐내는 주요 행사다. 몇몇 수준높은 작품은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글 전개에 국어를 지도하는 정 교사도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올해에는 아름다운 학교를 만드는 방법과 환경 보전을 주제로 우수한 작품이 많이 나와 수상자에게는 평가회 때 문화상품권을 부상으로 주기도 했다.
매년 3월이면 신입회원을 모집하게 되는데, 작년에 20여명이던 회원 수가 올해는 59명으로 늘어났다. 주변에 떨어진 휴지를 줍고, 국화를 정성껏 돌보는 4-H회원들의 모습에 동료교사들과 학생들이 4-H를 바라보는 인식이 좋아진 결과이기도 하다. 정 교사는 하남중학교4-H회가 내친김에 회원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으로도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내년도 활동 목표는 교사가 이끌어가는 4-H활동에서 한 단계 나아가 회원들이 좀 더 중심이 되는 활동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다만, 계발활동부서로 4-H활동을 하다보니 회원들의 활동이 연속성 있게 3년 동안 이뤄지기가 힘들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회원들이 갖추어야 할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계획하며 토론과 토의를 이끌어가는 능력도 매주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정 교사는 “올해는 과제학습을 해나가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리더십을 함양하는 활동에는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한다. 또 내년에는 일찍 과제를 선정하여 과제와 관련된 교재를 회원들과 함께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한다.
지나온 날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많이 남아 있는 젊은 하남중학교4-H회이기에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갖고 전진하기를 기대해본다.
■ 미니 인터뷰
이 영 로 교장
“21세기 교육은 창의성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교육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4-H가 추구하는 교육철학은 오늘날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 청소년들이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하는데 4-H가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영로 교장은 식물에 관심을 갖고 쓰레기를 줍고 껌을 함부로 뱉지 않는 작은 것부터 실천으로 옮기는 일이 학교와 지역사회 발전에 밑거름이 된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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