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트 러쉬
형체가 없지만 세상을 떠돌며 존재를 느끼게 하는 것이 소리다. 그리고 그 소리가 조화를 이루면 음악이 된다. ‘어거스트 러쉬’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만드는 11세 고아 소년, 에반(프레디 하이모어)이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가는 이야기다. 마치 모차르트나 베토벤을 연상하게 하는 에반의 음악적 재능은 영화 내내 귀를 즐겁게 하며 감동을 자아낸다.
11년 전, 록밴드의 리드 싱어 루이스(조나단 라이 마이어스)와 전도 유망한 첼리스트 라일라(캐리 러셀)는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공연을 한다.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공연에 취해 그날 밤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은 단 한번의 만남으로 임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라일라의 아버지가 태어난 아이를 유산으로 속이고 고아원으로 보내버린다. 아이를 잃은 라일라는 음악을 포기하고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살아가고, 루이스는 라일라를 그리워하며 음악을 포기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
에반은 11살이 되던 해 고아원을 탈출해서 뉴욕으로 가족을 찾아 떠난다. 자연의 소리를 음악으로 만들 수 있는 재능이 있던 에반은 뉴욕의 거리에서 연주를 하는 거리의 꼬마 악사를 만난다. 처음으로 만져본 기타지만 에반은 두드리고, 튕기고, 긁으며 기타의 여기저기를 이용해서 연주하기 시작한다. 거리의 악사들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남자 위저드(로빈 윌리엄스)를 만난 후 거리의 천재 악사 ‘어거스트 러쉬’가 된다. 경찰에 쫓긴 에반은 교회에 몰래 들어가 피아노를 치고, 잠시 후 올겐을 친다. 그리고 오선지를 보고서는 미친 듯이 세상의 소리를 악보로 그리기 시작한다. 천재성을 본 목사님은 에반을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시키고, 에반은 그해 자신이 작곡한 곡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게 된다. 에반이 가족을 찾아다닐 때, 라일라는 자신의 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첼로를 시작하며 아이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루이스 역시 라일라를 찾기 위해 음악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센트럴파크에서 자신 곡을 지휘하고 있는 에반과 만나게 된다.
‘어거스트 러쉬’를 보고 나면 음악의 위대한 힘을 느낄 수 있다. 화면에 음악이 흐르면 사람들의 관계나 플롯의 엉성함이 한순간에 해결된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흘러나오는 애틋한 사랑과 그리움이라기 보단 지나치게 뽐내는 연주자의 연주를 듣는 듯한 부담감이 마디마디 느껴진다. 음악을 순식간에 배우는 에반의 설정은 이해를 한다고 해도, 세 명의 가족이 드라마 없이 일순간에 모이는 것은 결국 영화의 감동을 애매하게 만드는 아쉬움을 남긴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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