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5 격주간 제666호>
토박이 말

생뚱맞다
<하는 행동이나 말이 상황에 맞지 아니하다>

간혹 신문이나 텔레비전 덕분에 잘 쓰이지 않던 특정 단어가 널리 퍼져 쓰이는 경우를 보게 된다. ‘몽니’나 ‘모르쇠, 생뚱맞다’ 등은 언론 매체 덕분에 널리 퍼진 말들이다. ‘몽니’나 ‘모르쇠’는 사전에 잠자고 있던 단어인데, 신문에서 자주 쓰게 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온 예이다.
한편 ‘생뚱맞다’라는 단어는 텔레비전의 코미디 프로그램 덕분에 크게 활력을 되찾은 예이다. 말이나 하는 짓이 앞뒤가 서로 맞지 않고 엉뚱할 때 ‘생뚱맞다’라는 말을 쓴다. ‘생뚱’은 그 어원이 분명하지 않으나 의미상 ‘엉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뚱’을 포함하여 형태적으로도 유사하다.




직신거리다
<지그시 힘을 주어 자꾸 누르다>

‘폭력’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보면 험악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 가운데에 서로 싸우다 넘어진 상대의 목을 발로 지그시 밟는 장면도 나온다. 위에서 밟는 사람은 지그시 힘을 주어 상대에게 더 큰 고통을 주려하고, 아래에서 밟히는 사람은 상대의 발을 붙들고 어떻게 하든 그 발을 제쳐보려 용을 쓴다. 전자와 같이 지그시 힘을 주어 자꾸 누르는 것을 ‘직신거리다’ 또는 ‘직신대다’라고 한다.



불목하니
<절에서 밥을 짓고 물을 긷는 일을 도맡아서 하는 사람>

절에는 ‘스님’만 사는 것이 아니다. 수도하는 스님들을 도와 밥 짓고 물을 긷는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없으면 큰절의 살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바로 이들 절에서 밥 짓고 물 긷는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들이 ‘불목하니’이다.
‘불목하니’는 ‘불목한’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말이다. 그리고 ‘불목한’은 ‘불목’과 ‘한’이 합성된 말이다. ‘불목’의 ‘불’은 ‘火’의 뜻이고, ‘목’은 ‘아랫목, 윗목’ 등에 보이는 ‘목’과 같이 ‘통로 가운데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중요하고 좁은 곳’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불목’은 ‘불길이 잘 드는 길목’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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