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15 격주간 제664호>
토박이 말

투미하다
<어리석고 둔하다>

어리석으면 둔하기 쉽고, 둔하면 어리석기 쉽다. 어리석은 것과 둔한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리석고 둔한 것을 아울러 ‘투미하다’라고 한다. “투미한 짓만 한다”, “투미하게 생겼다”와 같이 쓸 수 있다.





더펄이
<성미가 침착하지 못하고 덜렁대는 사람>

덥수룩한 털이나 머리칼과 같은 것이 출렁거리듯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을 ‘더펄더펄’이라 한다. “더펄더펄 흔들리는 긴 머리”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아울러 덥수룩한 물건 따위가 바람에 흔들리듯 마음이 들떠서 경솔하게 행동하는 모양도 ‘더펄더펄’이라 한다. “그 애는 더펄더펄 선머슴처럼 굴었다”에 쓰인 ‘더펄더펄’이 그와 같은 의미로 쓰인 것이다.
바로 후자와 같은 ‘더펄더펄’의 ‘더펄’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어형이 ‘더펄이’이다. ‘더펄이’는 성미가 침착하지 못하고 덜렁대는 사람을 가리킨다. ‘덜렁이, 덜렁쇠’ 등과 의미가 같다. 물론 ‘더펄이’에는 ‘이 사람 저 사람 가리지 않고 잘 사귀는 붙임성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다.





어쌔고비쌔다
<요구나 권유를 이리저리 사양하다>

이러저러한 기회에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를 받거나 무엇을 하는 것이 어떠하냐고 권유를 받을 때가 많다. 그 요구나 권유가 자신의 처지에서 타당한 것이라면 응당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무리한 것이라면 거절하거나 사양해야 한다. 그런데 거절과 사양이 그렇게 쉽지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그 요구나 권유를 사양해야 하는 때가 더러 있는 것이다.
이렇듯 남의 요구나 권유를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사양하는 것을 ‘어쌔고비쌔다’라고 한다. 이는 ‘엇서고벗서다’에서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엇서다’는 ‘대항하다’의 뜻이고, ‘벗서다’는 ‘방향을 조금 틀어서 서다’의 뜻이어서 두 단어가 합쳐진 ‘엇서고벗서다’의 의미가 ‘어쌔고비쌔다’의 의미와 맥이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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