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01 격주간 제637호>
흐르는 강물처럼

4-H교사 이·야·기 - 이 명 석 -

매일 아침이면 아름답고 용기를 주는 메일이 나를 기다려주고 그 메일을 읽으면서 하루를 준비하고 힘을 얻는다. 며칠 전에는 ‘편안한 길, 불편한 길’이라는 제목의 메일이 도착했다. 다음은 그 내용의 일부이다. ‘편안함’ 그것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편안함은 흐르지 않는 강물이기 때문입니다. ‘불편함’은 흐르는 강물입니다. 흐르는 강물은 수많은 소리와 풍경을 그 속에 담고 있는 추억의 물이며 어딘가를 희망하는 잠들지 않는 물입니다. - 신영복의 ‘나무야 나무야’ 중에서
학교생활을 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업무와 학업을 위해서 노력하면 무난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4-H는 이런 편안함의 물을 선택하도록 하지 않고 수많은 소리와 풍경 그리고 추억을 담는 불편함의 물이 흐르도록 한다.
2003년 처음으로 4-H를 접했을 때는 방과 후에 꽃도 심어야 하고, 때로는 주말이나 방학 중에도 행사 등으로 활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찾아오기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회원들과 함께 화단에 꽃을 심고 물을 주고, 텃밭에 배추를 심고 유기농 배추를 수확하며 그런 느낌이 차츰 사라졌다. 토요일에는 재활시설을 방문해서 정신지체 장애우들에게 밥을 먹여주고 흐르는 침을 닦아주며 함께 놀아주면서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서 생활함에 감사했다.
이것은 편안한 학교생활에서 맛볼 수 없는 사랑의 소리와 움직임 그리고 추억들을 담게 되었다. 하지만 항상 기쁨의 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회원들 중에는 학업 능력도 우수하고 활발하여 학교 내에서 인정받는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 그런 학생이 4-H회에 가입하여 학교 내에서 꽃을 심고 가꾸며 그 꽃처럼 얼굴이 밝아지고 자신감을 회복해 학업에도 집중하는 걸 보면 보람이 느껴진다. 어느 학생은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함께 장애우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떤 격려의 말보다도 강한 격려를 해 준 적이 있다. 지금은 졸업했지만 사회의 구성원으로 열심히 사랑의 꽃을 피우고 향기를 발하고 있을 것이다.
전인적인 교육을 교육의 목표로 세우고 교실이 붕괴되고 교권이 무너진 교육사회라고 말하며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더욱더 중요시되는 현실에서 4-H회는 현 교육에 대안으로 제시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더욱 명석하게 생각하고 따뜻한 마음을 소유하고 충성하게 하며 남을 위해서 봉사하며 건강하도록 만드는 4-H회. 너무나 멋있고 이것이 참교육의 모습인 것 같다.
어느 책의 글에서는 ‘교사와 학생은 서로 접촉하면서 둘 다 같이 배운다. 양쪽이 모두 학생인 것이다. 진정한 교육은 체험하고, 실험하고, 소화시키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오늘도 동명고4-H회는 교실에서, 텃밭에서, 봉사활동 시설에서 땀을 흘리고 그 땀과 마음속에 희망의 싹을 심으며, 거대한 사회라는 숲 속에 쉼과 여유를 줄 수 있는 건강한 나무로 자랄 것이다.
  〈광주광역시 동명고4-H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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