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01 격주간 제637호>
학생회원들과 함께 한 배낭연수

4-H교사가 본 일본배낭연수 (下) - 유 동 호(서울 고명정보산업고4-H회) -

이번 연수가 조별로 자율적으로 진행된 것이 앞서 이야기한 장점을 많이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이드가 없었기 때문에 유적지나, 방문지를 깊이 있게 보지 못하고 둘러보고 나오기에 급급한 연수가 되어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아울러 지도교사의 자격으로 참여한 연수였기에 ‘알지 못하고 가르친다’는 어려움을 실감한 여행이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일본이었지만 지식적으로는 먼 일본. 조별 4-H회원들에게 깊이 있게 일본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는 정보와 지식이 부족했다. 자율적 연수도 중요하지만 사전 교육, 유적지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갖고 연수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는 것만큼 보이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수 내내 학생 4-H회원들에게 일본에 대해 많은 것을 들려주지는 못하였지만 지도교사들의 교육적 열정과 헌신적인 지도만은 단연 돋보였다. 역사 선생님으로 간간히 역사적 의미를 들려주어 학생들을 감격케 하신 분도 있었고, 끊임없이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하시고 사랑으로 감싸고 보살피시는 분들, 젊은 의식, 세심한 배려를 베푸는 분들도 있었다.
일본 간사이 공항에서 3년 전에는 경기가 좋지 않아서 손님을 기다리며 늘어선 택시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러한 택시 행렬을 볼 수 없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서 회복되고 있는 일본 경제에 대한 부러운 마음과 상대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에 놓여있는 고국을 생각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이런 저런 상념 속에 정말로 짧은 시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하였다. 세계는 한 지붕 아래에 있고 국경 없는 무한 경쟁 시대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배낭연수는 4-H회원들에게 국제적 안목을 키워주는 데에는 더 없이 의미 있고 중요한 활동이다.
연수에 돌아온 시점이 광복절 1주일 전이라 신문과 방송에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를 위시하여 일본 관련 뉴스가 뜨거웠다. 이러한 분위기로 그들의 친절(다테마예:立前) 속에 감춰진 무서움(혼네:本音)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이번 연수를 통하여 일본은 거리의 깨끗함만 보더라도 우리보다 선진국이며 항구와 수많은 공장, 전철망과 도로망 등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임을 직시하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경제 대국을 이룩한 일본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속내 즉 재무장을 하려는 움직임도 우린 유심히 읽어야 한다. 이를 깊이 인식하고 우리의 국력을 키워나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된다는 의식을 배양함이 또 다른 그린 배낭 연수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역할의 중심에 그린 배낭 연수를 다녀온 4-H회원들이 우뚝 서서 힘차게 나아가는 것을 상상하여 본다. 이런 꿈이야말로 4-H 지도교사만이 가질 수 있는 보람 있고 행복한 삶이 아닐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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