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현장 - 박 승 무 지도사 -

동부 산악권의 중심지이자 청정 지역인 나의 고향 진안에서 자연을 벗 삼아 생명을 가꾸는 농촌지도를 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작년 1월 지도사가 되어 사회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리하여 첫 인연을 맺게 된 4-H. 처음에는 4-H가 무엇인지, 4-H에 대한 기본적인 이념교육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회원들과 같이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공부하고 몸을 부딪히며 행동하다 보니까 4-H가 어느덧 내 마음 한가운데 네잎 클로버 지·덕·노·체로 크게 자리 잡게 되었다.
쉬지않고 이어지는 청소년의 달 행사, 야영교육 등 수많은 교육과 행사는 때론 나를 지치게 만들었지만, 작년 여름 야영교육 봉화식은 잊을 수가 없다. 매서운 비바람과 폭우를 몰고 온 태풍 앞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새로운 4-H담당 선생님께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고 하여 해발 700m 정도의 높은 산 중턱에서 봉화식 줄을 매달던 회원들의 모습에 벅찬 마음과 함께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비록 폭풍으로 봉화식을 아주 성대하게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는 없었지만, 회원들의 그 따뜻한 마음은 과연 내가 4-H담당 지도사가 아니었으면, 4-H와 인연을 맺지 않았으면 이렇게 많은 회원들과 단순히 업무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끈끈한 정을 나누는 사이가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교육이나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회원들과 의견 차이로 인한 갈등으로 인해 실망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 모두 우리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면서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한 과정일 것이다. 4-H라는 울타리 안에서 작은 것을 하나씩 배워가면서 비록 눈에 띠지 않는 조그만 역할일지라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 4-H회원들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학교생활 외에 4-H라는 단체생활을 통해서 앞으로 겪게 될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고, 좋은 인간관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4-H에서의 배움이 밑거름이 되어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분명 우리 회원들에게 큰 선물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 4-H회원들은 우리의 미래이자 농촌의 미래이다. 하지만 우리 4-H회원들에게 너무 과욕을 부리고 싶지는 않다. 농민을 이해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춘 우리 농업의 이해세력으로 지도하고 싶은 마음이다. 한마디로 순수한 농부의 마음을 심어 주고 싶다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내 자신 스스로 부족한 점이 너무 많지만, 4-H회원들과 합심하여 보람되고 알찬 4-H, 보다 성숙한 4-H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또한 현실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회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또 그들에게 알맞은 임무를 부여하여 늘 비전을 제시하는 그런 4-H담당 지도사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항상 힘이 되어주는 우리 진안군4-H회원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한다.
 〈전북 진안군농업기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