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1 격주간 제663호>
<이야기 한자성어> 覆水不返 (복수불반)

“엎지른 물은 돌이켜 담을 수 없다는 말로, 일단 저지른 일은 되돌릴 수 없음을 뜻한다“

습유기에 나오는 이 말은 그릇에서 쏟아진 물을 다시는 그릇에 담을 수 없다는 말로서, 일단 저지른 일이나 뱉어버린 말은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로 무슨 일이든 신중하게 행동하여야 한다는 교훈의 말 이다.
주나라의 문왕은 사냥을 나갔다가 남루한 형색으로 위수강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노인(강태공으로 불리는 여상)을 만났다. 처음에는 너무도 남루한 행색이어서 업신여기며 접근을 하였는데, 몇 마디의 이야기 끝에 그 노인의 탁월한 식견에 감탄을 하였다.
문왕은 여상(강태공)을 태공망이라 높여 부르고 스승으로 모셨다. 이 강태공이 문왕의 스승이 되기 전에는 너무도 가난하여 끼니도 제대로 잇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이 무렵 여상은 마씨(馬氏)의 딸을 아내로 얻었는데, 남편인 그는 매일 집안에 들어앉아 글공부만 할 뿐 밖에 나가 일을 하지 않았다. 이에 아내 마씨는 “나는 더 이상 이 집에 있을 수가 없으니 오늘 밤 여기를 떠나겠소”하고 스스로 이혼을 청해 친정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로부터 세월이 지나 남편이었던 여상이 문왕의 스승이 되어서 높은 지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은 마씨부인은 어느 날 홀연히 여상을 찾아와서 말했다. “그 전날 당신은 끼니도 때우기 어려운 가난한 살림이라, 잠시 떠나 있었습니다마는, 이제는 저를 아내로 옆에 있게 하여 주시오.” 이에 여상은 잠자코 듣고만 있다가 옆에 있는 사람에게 시켜서 물을 한 그릇 퍼오게 한 다음 그 물을 갑자기 땅에다 쏟아 부으면서 마씨 부인에게 말하길 “저 물을 원래대로 이 그릇에 전부 담아보시오. 그러면 당신을 받아주겠소”라고 하였다.
의아해 하며 마시부인은 쏟아져 흩어진 물을 그릇에 담으려고 했지만 땅에 쏟아진 물은 흩어지고 땅속으로 스며들었기 때문에 다시 그릇에 담기란 불가능하였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여상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하길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소.(覆水不返(복수불반)) 그러므로 한번 지아비를 버리고 떠난 아내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이오” 라고 말했다. 이에 마씨부인은 후회하고 또 후회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이에 무슨 일이든 조심하고 신중하게 행동하여야 한다는 교훈의 말이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결정’일 것이다. 매 순간 우리들의 결정으로 삶의 방향이 정해지고, 그 방향을 따라 발을 내딛게 된다. 어떤 것을 먹을지에 대한 작은 결정부터,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회사를 경영해야할지, 나아가선 어떤 정책으로 나라를 이끌어야할지 모든 것이 결정의 연속이다.
우리들은 앞에 나왔던 마씨부인처럼 당장 앞에 있는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자신의 이익과 편안함을 위한 결정을 하기 쉽다. 그러나 어려웠던 상황을 견뎌내는 결정을 했더라면 더욱 좋은 결과로 그 삶이 달라졌을 것이다. 신중한 결정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엎을 복(覆) / 물 수(水) / 아니 불(不) / 돌이킬 반(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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