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피면
동화작가와 소설가들이 함께 구성한 작품집. ‘그때 그 일이 아니었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고 돌아보게 되는 전율적인 그 순간을 살고 있는 10대를 염두에 둔 8명의 작가가 펼치는 8인 8색의 이야기이다. 소소한 일상부터 운명의 갈림길까지, 다양한 무게와 색깔의 선택을 간접 경험함으로써 인간과 세상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표제작인 공선옥의 ‘라일락 피면’에서는 80년 광주의 봄. 풋사랑을 잃고 도청에 들어간 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방미진 ‘영희가 O형을 선택한 이유’에서는 혈액형별로 짝을 정하자는 한 아이의 제안에 벌어지는 혈액형 공방을 담았다. 성석제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에서는 유명 화가와 전업주부를 스쳐간 운명의 장난을 통해 선택과 인생의 부조리한 관계를 꼬집고, 성공신화의 이면을 풍자하고 있다. 이 밖에 10대 폐인의 방구석 탈출기를 그린 표명희의 작품, 사촌 누나에게 반해버린 소년의 이야기인 조은이의 ‘헤바(HEBA)’ 등이 수록되어 있다. 〈원종찬 지음 / 창작과비평사 펴냄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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