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회원(광주광역시4-H연합회)
1일 생산량 평균 1.5톤, 연간 매출액 14억원. 어느 기업의 통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양송이버섯 하나만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영농4-H회원의 이야기다. 그 주인공은 어려운 농업환경 속에서도 미래의 희망을 찾아 도전하는 젊은이, 광주광역시4-H연합회 김태효 회원(26·광산구 송학동 520-28).
해외선진기술 도입으로 생산량 확대
김 회원의 농장은 광주광역시와 나주시 두 곳에 나뉘어 있다. 제1농장으로 불리는 광주 농장은 80평짜리 재배사만 18동, 나주시에 위치한 제2농장은 120평짜리 재배사가 10동이 있다. 우리나라 버섯재배농가의 90% 이상이 60평짜리 재배사 2~4동을 운영하는데 비하면 그 엄청난 규모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연간 600톤의 양송이를 쏟아내는 버섯생산량은 국내 양송이 총생산량의 약6%를 차지한다.
농장 규모도 규모지만, 생산량 확대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원동력은 2005년 가을 네덜란드에서 도입한 배지 생산 시스템 덕택이다. 평당 수확량과 재배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네덜란드 ‘게레디트’사와의 계약체결로 연간 500톤에 머무르던 생산량을 600톤까지 끌어올려 20%의 매출 확대를 가져올 수 있었다. 최대 900톤까지도 생산이 가능하지만, 적정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더 이상의 생산은 늘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외국의 선진농법을 도입하기 위해 기술 전수에 까다롭다는 네덜란드, 일본 등지의 해외기업체를 수차례 방문하며 유대관계와 신뢰감을 돈독히 쌓아온 아버지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이기도 하다.
안정된 공급처 확보가 매출 비결
대부분의 농가는 시장 출하를 통해 일반소비자가 구매하는 방식을 취하지만, 김 회원이 생산한 양송이는 주부들의 손까지 닿질 않는다. 왜냐하면 피자 제조업체로 직접 공급되기 때문이다. 피자헛, 도미노피자, 파파존스, 빨간모자, 미스터 피자 등 웬만하면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회사에서 제조한 피자에는 모두 김 회원이 재배한 양송이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거래를 시작한 피자헛은 벌써 7년째 단골고객이 되었다.
또한 버섯을 생산한 그대로가 아니라 가공을 거쳐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얇게 썬 슬라이스 형태로 공급받아 곧바로 요리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업체에서도 선호했다. 이처럼 수년간에 걸쳐 매출액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에 있었다.
“천원, 이천원 더 받고 도매시장에 내놓느니 차라리 가격을 조금 덜 받더라도 지속적으로 물건을 공급할 수 있는 거래처를 확보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시간이 돈’인 세상에 작은 것에 연연해하지 말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양송이농업 모델로 성공’ 목표
올해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를 졸업한 김 회원은 군 제대 후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10여년 전 아버지가 위탁재배로 시작한 버섯 농사를 보고 자라오며 자연스럽게 농사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일찍이 직장생활보다는 농사에 마음을 두었단다. 여동생도 같은 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농사일을 돕고 있다.
“아직도 농가 대부분이 버섯 잘 키우는 사람의 재배방식을 보고 직감으로 따라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외국의 재배기법을 보면 과학적 원리와 시스템에 혀를 내두를 정도지요. 앞으로 양송이 농업을 이끌어가는 모델로서 선두주자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게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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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양송이를 출하하기 위해 선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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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사를 둘러보며 버섯이 자라기까지의 과정을 세세한 부분까지 이론을 곁들여가며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준비된 영농인의 자세를 느낄 수 있었다.
4-H 매력에 점점 빠져들어
대학 입학 후 4-H를 알게 됐지만 올해부터 회원으로서의 활동을 활기차게 하고 있는 김 회원은 늦게 시작한 만큼 그 의지가 남다르다. “4-H활동에 대한 지식과 소양은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많지만, 이제 4-H만이 갖고 있는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하는 그는 야영교육과 경진대회를 준비하면서 4-H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특히 학생회원들과 함께 했던 시간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단다.
이번 취재에 동행한 광주광역시농업기술센터 이강하 4-H담당지도사는 “무슨 일을 하든지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매사에 노력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하는 김 회원은 누가 보기에도 귀감이 된다”며 “앞으로 다른 회원들과 더불어 4-H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정상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김태효 회원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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