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5 격주간 제662호>
<지도현장> 4-H회를 지켜보며

<이형진 지도사>

어느덧 차창을 통해 전해지는 차가워진 바람에 지난 10여개월간의 4-H활동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4-H담당자가 되었을 때 접했던 두려움, 추운 겨울 손발을 비비며 농ㆍ특산물 홍보활동에 나서던 날, 허둥지둥 대던 여름 야영대회, 함께 부대끼며 지내온 시간들에 점점 4-H인이 되어가는 내 모습에 절로 미소가 드리운다.
4-H활동은 내성적이며 정형화된 틀 속에서 지내온 내 모습에 어느덧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진심으로 다가와준 회원들

처음 4-H업무를 맡던 날, 무던히도 소주잔을 기울이며 거친 앞날을 어찌 헤쳐 나갈지 암담하기 그지없었다. 무엇보다도 두려운 건 영농회원과 거의 비슷한 나이였기 때문이 아니었을지. 하지만 혼자만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업무로서 4-H활동을 추진하는 나에게 진심으로 다가와준 영농회원에게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현재 고창에는 30여명의 영농회원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회원들은 빈약한 영농기반을 토대로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자신의 가치 높여야

가속화 되어가는 농어촌공동화, 고령화시대 우리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농업을 이끌어갈 젊은 후계농업인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지원과 관심만으로는 난관을 헤쳐 나갈 수는 없는 일, 영농4-H회원 스스로 자신의 앞날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자신의 가치를 높이길 바란다. 영농관련자격증을 취득하며, 어학과 컴퓨터 등에 조금의 시간이라도 투자하여 미래에 대비하여야 한다. 각종 농업관련기관에서 시행하는 전문기술교육등도 수시로 수료하여 자신의 역량을 강화해야만 앞으로 다가올 개방화 시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인적 네트워크 구축 필요

또한 지역사회에서 벗어나 그리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구축해야만 한다. 미국 하버드대학 스탠리 밀그램교수의 6단계의 법칙에는 내가 전혀 모를 것 같은 사람도 6단계의 과정만 거치면 연결될 수 있을 정도로 세상은 좁다고 하였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보다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3~6단계만 거치면 어떻게든 연결될 수 있는 고리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좁은 지역사회에 국한되지 말고 더 넓은 시야와 인간관계 형성에 중점을 두었으면 한다.
지금까지 옆에서 지켜본 4-H관련 활동은 거의 대부분이 봉사와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 영농4-H회가 더욱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회원들 스스로 구심점을 찾도록 수익성 있는 모델을 발굴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무한경쟁시대 미래의 농촌을 이끌어갈 우리 영농회원이 경쟁력이 없으면 4-H회는 허울만 남을 뿐이다. 현실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자기 개발을 통하여 변화되는 농업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좋은 것을 더욱 좋게 하라는 금언을 되새기며 스스로 자기앞날을 개척하는 4-H인 되도록 최선을 다하기를 기원한다.
 〈전북 고창군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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