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5 격주간 제662호>
<4-H교사 이·야·기> 4-H통해 ‘기다림’이라는 교훈 깨달아

<김 신 년>

나는 새로운 것에 호기심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많은 편이다. 처음 4-H 지도교사가 된 후 학생들에게 도전 정신과 성취감을 길러주고 싶어서 2~3년마다 새로운 사업을 실시하여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작물과 꽃들을 기르며 재배방법을 배우고 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양은 많지 않지만 다양한 종류의 농산물을 기르는 기술을 습득하게 되었고, 특히 표고버섯을 재배하면서 겪은 많은 에피소드와 수확의 기쁨은 다른 무엇보다 크게 자리매김했다.
우리학교는 삼면이 산으로 쌓여있어 학교 주위의 산에는 참나무와 밤나들이 많이 있다. 3년 전 경제림을 만들기 위해 파주시산림조합에서 학교 뒷산에 벌채를 실시하여 많은 양의 참나무 골목들이 생산되었다. 간벌한 나무들을 산림조합에 협조를 얻어 학생들의 버섯 재배용 골목으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버섯종균을 어떻게 넣는지 몰라 버섯 재배 농가에 가서 40개 정도의 골목에 종균을 넣어 오고 나머지는 우리 스스로가 해결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청계천 상가에 가서 드릴을 구입하여 내가 직접 드릴로 구멍을 뚫고 학생들은 종균을 넣어 20일 이후 골목을 세워 매주 1회 이상 물을 주었다. 그런데 가을이 되어 버섯이 하나도 나오지 않아 무엇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고 의문을 가졌고, 학생들은 실패하였다고 생각하여 포기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년 봄에는 나오겠지 하면서 물을 주고 기다려 보기로 하였다.
다음해 봄에 몇 개의 버섯이 올라와 신기하기도 하였고 기쁘기도 하였다. 그런데 올라오던 몇 개의 버섯도 금방 말라 버려 많은 실망을 하였다. 그래서 농업기술센터 특용작물 담당 선생님과 버섯재배 농가의 전문가들이 살펴보고 진단한 결과 수분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버섯은 나오기 전, 하루 이상 물을 주고 골목을 두드려 주어야 잘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며칠 후 하우스 천정에 스프링쿨러를 설치하고 골목을 눕힌 후 물을 듬뿍 주고 골목을 다시 세워두었더니 다음날부터 골목마다 하나둘씩 많은 버섯들이 올라와 신기하기도하고 대견하기도하여 학생들과 구경을 하면서 수확의 기쁨을 맞보았다. 그때의 수확의 기쁨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도전하여 성공하였다는 기쁨과 버섯이 올라오는 신기함, 그리고 우리가 이루었다는 성취감에 뿌듯했다.
그런데 올해 또한 시련을 맛보았다. 봄까지 잘 나오던 버섯이 한번 올라오고는 잘 나오지 않았다. 물도 많이 주고 두드리고 골목을 눕혔다 세웠다 몇 번을 반복했지만 5~6개 정도만 나오고 나오지 않아 다시 상의를 하였더니 전문가들도 이젠 수명이 거의 다 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제 포기 하고 골목을 버릴까하는 생각도 하였지만 올 가을만 더 해보자고 학생들을 설득하여 9월 말에 다시 골목을 눕히고 물을 주고 세워서 기다렸더니 골목마다 엄청난 양의 버섯이 올라와 전년 1년 생산량보다 많은 양의 버섯을 수확할 수 있었다. 어선이 만선을 한 것 같은 기쁨을 학생들과 함께 만끽했다. 한편으로 만약 올 일찍 포기하였다면 이러한 기쁨을 맛볼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과 쉽게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 보람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 회원들도 살아가면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실망하지 않고 참고 묵묵히 기다리면서 자기 일을 충실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좋은 교훈을 준 한해의 수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경기 파주시 광탄중학교4-H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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