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으로 돌아본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박휘경 회원 (경남 김해중앙여자고등학교 4-H회)
이웃나라 일본으로.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라 여행준비를 하는 내내 마음이 들떠 잠을 설치기도하고, 다른 일들도 제대로 하지 못 할 만큼의 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8월3일. 막상 출발 날짜가 되니 걱정과 두려운 마음만 가득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과연 내 여행은 어떻게 될까?
전국에서 모인 4-H회원이 120명이나 되었다. 부산항에 모두 모여 3조로 나뉜 뒤, 출국 수속을 밟고 패리에 탑승했다. 드디어 11시. 배가 등대의 불빛을 따라 서서히 속도를 내며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뱃머리 쪽으로 뛰어가 불빛이 수놓아져 있는 부산 앞바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내일 아침 8시면 나는 대한민국이 아닌 일본 땅에 가 있을 것이다.
오하요 고자이마스~!
이튿날 아침 6시에 눈을 떴을 때도 우리는 일본을 향해 가고 있었다. 아주 천천히. 잠시 후 도착한 곳은 시모노세키 항이다. 우리들의 일본여행 첫 코스는 자연사 박물관. 박물관에는 외국 여행객들을 위해 음성가이드 기계가 준비 되어 있어 관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넓은 공간은 아니었지만 핵심만 골라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조명과 공룡이 조화가 잘 되어 꼭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한 느낌도 들었다. 박물관 구경을 하고 집결 장소로 모였는데 박물관의 앞쪽으로 나사 형태를 본떠서 만든 놀이공원이 보였다. 일본은 무엇을 만들던 간에 하나의 테마로 만든다고 한다.
다음 이동장소는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이다.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이 곳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탄은 반경 2.5km이내의 모든 것들을 증발시켜버렸고, 일대 도시들을 폐허로 만들었으며, 나가사키 시민 30%정도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했다.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있었지만, 원자탄의 방사선 후유증으로 인해 육체적인 많은 아픔과 가족과 친구를 잃은 슬픔을 겪어야만 했다. 평화공원 쪽으로 가는 길에 위치해 있는 위령탑 앞에서 묵념을 하고, 평화공원을 향해 갔다. 이곳에는 원자탄이 투하된 상공 500m 위치에 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는 동상도 있었는데, 보수 공사를 하고 있어 주위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멀리서 지켜 볼 수 있었다. 동상의 오른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데 이 손은 원폭을 상징하는 것이고, 왼손은 평형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 손은 평화를 상징한다고 한다. 평화공원은 60년 전의 그날과는 다르게 마냥 평화로웠다.
이 외에도 유일하게 해외 문명을 받아들였다는 구라바와 데지마를 방문했다. 구라바에는 철길이 있었는데 전차가 다니는 길이라고 했다. 옛 전통가옥을 구경하고, 일본의 더위에 지쳐 갈 때 쯤 도착한 마지막 장소는 데지마. 가장 오래 되었다는 목조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고 볼거리가 많은 상가 거리를 지났다. 이 상가는 막부 말기 외국인들의 거리였다고 한다. 미나미야마테의 언덕이라고 불리는 언덕을 타고 올라가니 글로버 가든이라는 집이 있었다. 보통의 집들과는 다르게 아주 고풍스러웠고, 그 시대만의 역사를 낭만있게 즐길 수도 있었다. 높은 공원에서는 이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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