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01 격주간 제659호>
<4-H교사 이·야·기> 4-H회원 지도를 통해 본 나의 소감

<신 동 영>

이번 여름은 무더웠다. 가로수의 잎조차 태양 아래 숨을 헐떡이며 축 늘어진 모습이 여름의 푸르름보다는 지쳐버린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던져주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벌써 내 발밑에는 가을을 준비하는 잎들이 여름의 시간을 안고 한 잎 두 잎 뒹굴고 있음에 어느 덧 가을의 첫 자락을 밟고 선 느낌이다. 낙엽.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한 철의 격정을 인내하고 분분히 져버린 아름다운 주검.
 가장 아름다운 삶이란 어떤 것일까? 일생을 80까지 산다고 볼 때 난 얼마나 알뜰한 삶을 살았을까?
 일산 신도시의 아파트 숲을 지나 10여분 달리면 농촌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넓은 들판을 만나게 되고, 들판의 싱그러운 향기를 맡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나는 하늘의 축복을 받았음이 틀림없다.
 고양여고 다솜4-H회는 1992년에 시작하어 풍물활동, 자생화 체험학습장관리, 봉사활동 3가지를 주요활동 과제를 실천해 왔다. 여러 가지 활동으로 학생들과 함께 과제를 이수했지만, 특히 풍물과제를 이수하여 경기도대회 7회, 고양시 대회 15회 등의 각종 풍물경연 및 시연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래서 고양여고 다솜4-H회의 학생들은 꽹과리, 장구, 북, 징을 치며 학교생활에서 오는 각종 정신적 부담감을 털어 버리고 큰 성취감을 맛 볼 수 있었으며, 고양시 유일의 여학생 풍물패로서 그간의 활동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남학생들이 있어야만 힘있고 흥겨운 장단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아이들을 보며 느낄 수 있어 그 흐뭇함에 가슴이 벅찰 정도다.
 앵초, 금낭화 등 봄꽃의 가냘픈 꽃망울에서부터 반항하듯 대단한 위세로 피어나는 벌개미취의 향기까지 자생화 학습장은 벌, 나비의 천국인 동시에 4-H회원의 극기 훈련장이기도 하다. 잡초가 무성한 가운데 모기의 습격과 심지어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보고 달아나면서도 ‘누가 일을 가장 열심히 했나’하고 칭찬 후 시상을 위한 추천이라도 할 때면 서로 공을 앞세우는 것은 한결같이 모두 자기 능력껏 열심히 했다는 생각을 가진 모든 회원들의 공통된 특성이리라.
 이밖에도 고양여고 다솜4-H회는 노인공경의 자세를 높여주기 위해 노인요양시설을 정하여 가끔 일손을 돕고 있다. 요양시설 방문 전 다솜4-H회 회원들이 시설 책임자와 계획을 세워 활동하는 능숙함을 보일 때 지도교사가 느끼는 뿌듯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4-H회원 한명이라도 더 생각하고, 보듬어 주다보니 아이들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처음부터 열심히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적극성이 조금 부족한 아이도 있기 마련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격려와 칭찬 속에 긍정적, 적극적인 마음으로 4-H활동을 하게 된 회원들이 많다.
 이와 같이 우리 고양여고 다솜4-H회원들이 각종 행사에 참가하고자 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4-H회원들의 정서적 안정과 미래의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경기 고양시 고양여고 다솜4-H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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