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말리면 죽은 듯 하다가 물을 흠뻑 주면 푸릇푸릇하게, 아주 예쁘게 살아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우리풀이 있다. 바로 바위손이나 부처손과 일가가 되는 은화식물의 한 종류인 구실사리이다.
구슬사리 또는 바위비늘이끼, 구슬살이라고도 부르는 구실사리는 상록성의 키 작은 풀이다. 줄기는 길게 땅이나 바위 위를 기면서 2개씩 갈라지고 가늘며 철사처럼 단단하고 붉은빛이 돈다. 마디 군데군데에서 뿌리가 돋는다. 잎은 비늘처럼 생겼으며 넉줄로 배열되는데 잔가지에서는 치밀하게 배열되고 묵은 줄기에서는 드물게 배열된다. 잎의 길이는 2㎜안팎으로 매우 작다. 포자낭이삭은 작은 가지 끝에 1~2개씩 달리고 자루가 없으며 네모나다. 포자엽은 삼각형이고 양쪽 가장자리가 오무라들어 배 모양을 이룬다.
비슷한 종류로서는 개실사리, 왜실사리 등이 있다.
◇ 자생지와 분포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볼 수 있으나 중부지방과 북부지방에 더 많이 분포한다. 산 속의 바위에 붙어산다. 많은 곳은 군락을 이뤄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북동부에도 분포한다.
◇ 재배와 번식
원래 바위 표면에 붙어사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방법으로 가꾸면 좋다. 얕은 분에 산모래(마사토)를 담고, 운치 있는 생김새를 가진 돌을 이 모래 속에 반가량 묻은 다음 구실사리를 붙인다. 돌 표면 군데군데에 가루로 빻은 이끼를 섞은 진흙이나 개펄흙을 발라 그 자리에 뿌리가 위치하도록 붙인다. 완전히 착근할 때 까지는 뿌리 위에 이끼를 얇게 덮어 끈으로 묶는 것이 좋다. 활착만 하면 무리 없이 큰다.
가꾸는 자리는 반그늘이 좋으며 알맞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물관리를 하되 과습은 피해야 한다. 거름은 가끔 하이포넥스를 표준보다 묽게 타서 물 대신 주면 된다.
◇ 이 용
민간요법으로 줄기와 잎을 부처손과 마찬가지로 항암제로 활용한다. 야생화 애호가들로부터 작품 소재로 사랑을 받는 식물이다.
추위와 건조에 견디는 힘이 강하므로 정원이나 공원의 계류나 폭포 등의 반그늘 지역에 바위나 땅을 덮는 지피식물로 활용하면 좋다. 가을에는 붉게 단풍이 들어 또 다른 아름다움을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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