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시작하기는 쉬우나 이룬 것을 지키기는 어렵다는 뜻”
창업의 본뜻은 왕조(王朝)를 세우는 것, 곧 개국(開國)을 의미한다. 그리고 창업자의 뜻을 잘 계승하여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수성(守成)이라 한다.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맹자(孟子)였으며, 그는 두 가지 모두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고 하였다. 역사상 창업과 수성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인물로는 당태종(唐太宗) 이세민(李世民)을 꼽는다. 그의 이야기가 ‘당서(唐書)’, ‘방현령전(房玄齡傳)’, ‘정관정요(貞觀政要)’, ‘군도편(君道篇)’, ‘자치통감(自治通鑑)’등에 전한다.
626년 고조(高祖) 이연(李淵)의 뒤를 이어 태종이 제위에 올랐다. 태종은 먼저 사치를 경계하고 천하 통일의 위업을 완수하였으며, 정벌을 통해 국토를 더욱 확장하였다. 또한 제도를 정비하여 민생의 안정을 꾀하였고, 널리 인재를 등용하여 학문과 문화의 창달에 힘썼다. 이로써 후세의 군왕이 치세(治世)의 본보기로 삼는 성세(盛世)를 이룩하였다.
이를 일러 ‘정관의 치[貞觀之治]’라고 한다. 이렇게 정관의 치가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태종의 주위에 많은 현신들이 있어 그를 잘 보필하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결단력이 뛰어난 좌복야(左僕射) 두여회(杜如晦)와 기획력이 뛰어난 우복야(右僕射) 방현령, 그리고 강직한 대부(大夫) 위징(魏徵)이 있었다.
어느 날, 태종이 이들 현신(賢臣)이 모인 자리에서 갑자기 질문을 하였다. “창업과 수성, 이 둘 중에 어떤 것이 어렵소?”
방현령이 대답하였다.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일어난 군웅(群雄) 중에 최후의 승자만이 창업을 할 수 있으니, 당연히 창업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위징은 반대의 의견을 내었다. “제왕이 일어날 때는 혼란한 세상을 이어 받습니다. 그리하여 몽매한 군주를 없앰으로써 천하가 복종합니다. 이는 하늘이 내리고 사람들이 부여한 것이니 어렵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천하를 얻은 뒤에는 마음이 교만하고 방자해집니다. 나라의 쇠망은 늘 이로부터 일어납니다. 그렇다면 수성이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태종이 이렇게 매듭을 지었다. “현령은 짐(朕)과 함께 천하를 얻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그래서 창업이 어렵다고 한 것이다. 또한 징은 짐과 더불어 천하를 편안하게 하여 교사(驕奢)는 부귀에서, 화란(禍亂)은 이완에서 오는 것이라는 것을 항상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수성이 어렵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창업의 어려움은 끝이 났다. 따라서 짐은 앞으로 여러 공(公)들과 함께 수성에 힘쓸까 한다.”
태종의 말을 들은 신하들은 과연 태종다운 선택이라 생각하며 할 말을 잊었다. 태종은 자신의 말대로 당나라의 번성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정관정요’는 그의 정치 철학을 담은 것으로 제왕학(帝王學)의 명작으로 꼽힌다.
〈비롯할 창(創) / 업 업(業) / 쉬울 이(易) / 지킬 수(守) / 이룰 성(成) / 어려울 난(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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