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15 격주간 제927호>
[이 달의 시] 바람이 길을 묻나 봐요

혹시 길을 잃은 적이 있는가? 필자는 초등학교 1학년 때 길을 잃은 적이 있다. 이사 온 지 며칠 안 되었을 때 심부름하러 나왔는데, 도중에 길을 잃어버려 한참을 헤매 다녔다. 그때 필자는 너무 어려 남들에게 길을 묻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 시에서 길을 잃은 바람은 필자보다 똑똑한 모양이다. 길을 찾으려고 꽃들에게, 나뭇잎에게 길을 묻고 있으니 말이다. ‘꽃들이 살래살래/고개를 흔’들고, ‘나뭇잎이 잘랑잘랑/손을 휘젓’는다는 표현이 재미있다. 물론 바람이 불어 나타나는 자연 현상이지만, 바람이 길을 묻는다고 하니 꽃들과 나뭇잎이 길을 몰라 그런 동작을 취하는 것처럼 보여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의인화 수법으로 참신한 발상과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재미있는 작품이 탄생했다. 
 〈신현배 / 아동문학가, 시인〉

◆ 공재동(1949~    )
· 1977년 《아동문학평론》 동시 천료, 197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으로 등단.
· 동시집 〈바람이 길을 묻나 봐요〉, 〈꽃씨를 심어놓고〉, 〈초록풀물〉, 시조집 〈휘파람〉 등 펴냄.
·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 수상.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포토뉴스] 양봉 과제활동도 척척!
다음기사   작은 정성, 위대한 첫걸음! - 4-H교육활동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