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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1 격주간 제92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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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대한민국 1등 산적을 넘어 농업·농촌 가치 알리는 재능꾼 |
오 진 균 (유튜브 산적TV 밥굽남 / 전 강원도4-H연합회장)
최근 10대 사이에서 가장 유망한 직업은 무엇일까? 바로 ‘유튜버’다. 그렇다면 최근 핫한 유튜버 중에 4-H출신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강원도 홍천에서 21세기 산적으로 농업·농촌과 상생활동을 펼쳐나가는 밥굽남 오진균을 만났다.
밥굽남은 ‘밥을 구워 먹는 남자’의 줄임말이다.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주요 콘텐츠는 시골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먹방이다.
전 강원도4-H연합회장 출신인 유튜버 오진균 회장은 사실 농업인이다. 2003년 귀농을 해 소를 키우다 2008년부터 정육식당을 운영했다. 그러다 2013년부터 글램핑장을 운영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글램핑장 운영은 시대를 앞선 선택이라 많은 도시민들이 찾아와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2015년 메르스의 여파로 인해 고객의 발걸음이 뜸해졌다. 이를 계기로 새로운 사업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플랫폼 ‘유튜브’다.
대형 투자 없이 일정한 기술만 있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컸다. 또한 ‘취미가 돈이 된다’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독학으로 배워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구독자 및 조회수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지금과는 생소한 언박싱 및 리뷰 영상을 업로드 했다. 2018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무려 약 150여개 영상을 찍어댔다. 그 당시를 돌아보면 따라하기였다. 그냥 인기 있는 영상의 방법들을 따라하기만 한 것이다.
당시 한편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7~8시간을 할애했을 만큼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가족들의 핀잔도 들어야 했다. 당시 구독자수는 2,000여명.
곰곰이 생각한 오진균 회장은 ‘나’다움을 찾기로 마음 먹었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 끌렸던 말 바로 ‘취미가 돈이 된다’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자신이 가장 잘 하는 활동으로 영상의 컨셉을 바꿨다. 바로 시골의 일상이다.
소머리 국밥을 만들어 먹는 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고기를 솥뚜껑에 푸짐하게 구워서 먹는 영상들을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 2019년 4월부터 6월까지 약 60여편이 넘는 영상을 올렸다. 바뀐 컨셉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그러다 6월 말 갑자기 자고 일어났는데 조회수가 1,000명이 올라 있었다. 유튜버들 사이에서 이야기하는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은 것이다. 지금까지 시골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일상을 담은 영상이 없기에 새로운 추천항목으로 간택된 것이다. 그 이후 매일 1,000명이 넘는 구독자가 몰리며 현재는 80만 구독자를 지닌 대한민국 유튜버 순위 400위권의 채널로 성장했다.
성장가도를 달리다 문득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농업·농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축산농가 상생프로젝트 ‘산적스테이크하우스’다.
“저의 지역 강원도 홍천에 무언가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게 없을까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드라이에이징 한우 스테이크가 떠올랐습니다. 청정지역 강원도 홍천에서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을 마시고 자란 홍천한우 사랑말의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는 꼭 알리고 싶었습니다.”
오진균 회장은 영상을 통해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알려 판매를 돕고 축산 농가는 판로가 확보되어 상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달 20일 처음 선보인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는 출시와 동시에 완판됐다. 이번 농가상생프로젝트의 수익금 일부는 지역사회에 필요한 곳에 기부할 예정이며 향후에도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1등 산적에서 농업·농촌을 살리는데 앞장서는 매력까지 넘치는 유튜버, 밥굽남. 앞으로 그의 채널이 구독자 100만을 넘어 1,000만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아직 산적TV의 ‘구독’을 누르지 않았는가. 그의 대표 유행어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드·루·와”
김상원 기자 sangwonds@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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