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5 격주간 제925호>
[영농현장] 학생회원에서 전문 농업인으로 성장한 4-H청년농부

김도혜 여부회장 (충남 당진시4-H연합회)

김도혜 회원은 양대파의 특허와 상표권을 갖고 있다.

온 세상이 푸르름으로 생동감이 충만하고, 봄바람이 쉬어가는 산과 들이 파릇한 손짓으로 행인들을 반기는 5월. 충남 당진에서 5월을 닮은 청년농부를 만나보자.
예로부터 충남은 대파, 쪽파, 양파 등 파속 작물을 전문으로 하는 농가가 많다. 헌데 몇 해 전부터 이곳 당진에서는 우리가 알던 파속 작물이 아닌 뿌리 부분은 양파, 줄기와 잎은 파처럼 생긴 채소가 자라고 있다. 잎·줄기 부분을 먹는 잎양파와 비슷하면서도 연중 생산이 가능한 ‘양대파’이다. 이곳에 양대파가 본격적으로 재배되기까지에는 김도혜 당진시4-H연합회 여부회장(25·충남 당진시 합덕읍)의 역할이 컸다.
“중학교 2학년부터 부모님께서 양파 농사를 시작하셨고 농사를 도왔어요. 하지만 양파 농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판로문제가 있었고, 판매하지 못한 양파는 싹이 나서 상품성이 없어졌죠. 아까운 마음에 그 싹을 먹어보니 너무 맛있었어요. 그래서 양파를 좀 더 공부하고 싶어 한국농수산대학 채소과에 입학했습니다.”

흙 속에서 캔 꿈

어릴 때부터 육묘 포트에 흙을 담으며 놀고, 아버지를 도와 비닐하우스에 비닐을 씌웠던 소녀는 자신의 꿈을 흙에서 발견했고 그 꿈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했다.
한국농수산대학 재학 시절에는 농가에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게 최적의 재배방식을 연구하고, 양파연구소에서의 현장실습 경험을 바탕으로 ‘양대파’의 특허와 상표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김도혜 회원의 양대파는 씨앗을 파종해 양파가 되기 전 출하하는 잎 양파 형식이 아닌 수확된 양파를 다시 심어 다수 개로 분열된 잎과 줄기를 키워 수확하는 채산성을 갖추고 수확기를 조절할 수 있어 계절상품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김도혜 회원이 재배한 양대파는 달달하고 아삭한 맛과 식감으로 파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잘 먹어 엄마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 김도혜 회원의 양파는 예산축협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5월 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매장추천상품으로 판매됐다.

양파와 대파를 합친 ‘양대파’

꿈을 이어준 학교4-H회

“저는 중학생 때부터 4-H활동을 해왔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충남4-H본부에서 실시한 서울현장체험학습이에요. 같은 조 친구들끼리 지하철을 타고 서울을 탐방하며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었죠. 일정 중에 당시 수원에 있던 한국농수산대학 견학이 있었는데, 그때 전문 농업인을 양성하는 한국농수산대학을 알게 되었고 제 꿈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꿈을 향해 순항 중이던 김도혜 회원에게도 ‘코로나19’라는 태풍을 피할 순 없었다.
“올해는 GAP인증을 확보해 학교급식 준비를 맞췄지만 등교개학 연기로 열심히 준비한 양대파가 아이들까지 가지 못하고 자체 폐기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양대파가 소비자에게 한 발자국씩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
양대파가 별난 식재료가 아닌 소비자와 어우름이 있는 농업 콘텐츠로 만들고 싶다는 김도혜 회원. 깨어있음과 창의적인 도전이 한류문화를 만들었듯, 농업도 사람과 함께 하는 문화콘텐츠로 인식하고 소비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는 김도혜 회원을 보면서 앞으로 그녀가 젊은 농부로, 그리고 4-H인으로 만들어 갈 더 많은 이야기가 기대된다.
배대용 기자 erro8382@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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