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5 격주간 제917호>
[기고문] 근면성·도전성·예지력 지닌 4-H회원이 되자

이 용 정 (전라남도4-H본부 사무처장)

2019년 황금돼지해 기해년이 밝았다고 복 많이 받자고 신년 새해를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나고 2020년을 맞이했다. 2020년은 60갑자 중 37번째인 경자(庚子)년으로 지신(支神) 가운데 으뜸인 쥐띠의 해이다.
60갑은 만 60년 만에 돌아온다. 지난 경자년은 1960년이다. 1960년은 1인당 국민소득이 80달러 내외였고 우리나라 민주화를 외친 4.19 혁명이 일어난 해이다. 그때 필자는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 당시에는 식량이 절대 부족하고 쥐가 많을 때라 매일 쥐와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래서 4-H쥐잡기 과제가 있었던 것 같다. 필자도 쥐잡기4-H과제 이수를 통해 쥐를 조금 알게 됐다.
가을 추수가 끝나고 탈곡하여 저장해 놓은 마당 한 편 벼 뒤지(가을걷이 한 나락을 보관하기 위해 볏짚으로 만든 생활용구)에는 쥐들이 많아 겨울 저녁이면 쥐를 쫓거나 쥐덫을 놓아 쥐를 잡았고, 정월 대보름날이면 민속놀이의 일환으로 논두렁, 밭두렁에 쥐불놀이를 하여 쥐를 잡았다.
우리 마을 4-H지도자 분께서는 12월 월례회 때면 쥐잡기 과제에 대해 교육을 하였고 쥐잡기 과제이수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 잡은 쥐를 가져오라고 해 확인한 적도 있다. 그래서 그때는 쥐가 너무 싫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애완용 쥐, 실험용 쥐가 사육되고 있다.
우리 전남에는 많은 4-H회원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4-H는 농업·농촌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데 많은 헌신과 노력을 했다. 이러한 4-H회원들의 숨은 노력이 우리나라를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로 이끈 원동력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농업·농촌은 농업인구 감소, 고령화, 시장개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실이 어렵고 힘들다고 멈출 수는 없다.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해 꾸준히 도전하는 쥐의 도전성과 부지런히 움직이는 근면성, 앞으로 먹을 식량을 미리 준비하는 준비성 등은 21세기 4차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4-H회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21세기 4-H는 인류의 당면 문제인 환경문제, 식량문제, 생명가치 등을 적극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나가고 개인의 성장,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 공헌, 과제 이수를 통한 자기계발을 꾸준히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20년 경자년은 쥐 중에서도 흰 쥐의 해라고 한다. 흰 쥐는 우두머리를 뜻한다. 4-H운동은 청소년 및 청년농업인4-H회원에게 조직을 이끌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줄 아는 역량 있는 지도자를 육성하고, 4-H에 헌신하는 지도자를 양성하는 사회교육운동이다. 4-H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사회 리더라는 생각을 갖고 무슨 일이든지 솔선수범하고 앞장서 나간다면 5천만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또 다시 인정받는 4-H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2020년 쥐띠 새해를 맞아 쥐의 민첩성과 근면성, 지혜와 예지력, 도전성이 네잎클로버의 행운을 안고 다니는 모든 회원들과 항상 함께하여 알찬 결실을 거두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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