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1 격주간 제916호>
[지도자 탐방] 취미생활 통해 더욱 더 활력 있는 영농활동
김  정 회장 (전북 부안군4-H본부)

김정 회장은 선배농업인으로서 청년농업인들에게 농촌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추수를 모두 끝낸 간척지 갈색 들판 사이로 하얀 무더기가 보였다. 들판 위에 단지를 지어 비닐터널들이 나지막이 들어선 전라북도 부안 계화간척지에서 김정 부안군4-H본부 회장(59·부안군 계화면 조포길)을 만났다.
1980년 전북축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간이 지나 1986년 동네 형님으로부터 4-H활동을 소개받고 4-H와 인연을 맺은 김정 회장은 1988년 계화면4-H연합회 회장, 1989년 부안군4-H연합회 회장을 맡으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때 친구 동생과 결혼도 했다.
“지금까지 33년 동안 4-H활동을 했습니다. 1989년도 부안군4-H야영대회 때 일입니다. 봉화식 불씨를 내리기 위해 솜방망이를 만들려고 장터에 나가 솜을 사왔습니다. 불 글씨도 만들었지요. 봉화식이 시작되었는데, 어쩐 일인지 불씨는 산에서 내려오다 다 녹아내렸고, 불 글씨도 모두 녹아내리는 사태가 벌어졌지요. 얼마나 난감했는지 지금도 그 아찔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라며 김 회장은 추억을 얘기했다.
그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60년 가까이 살아오며 4-H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리더십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회의와 행사를 진행하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얘기할 때 많이 떨었습니다. 그런데 4-H활동 경험들이 2001년 계화면에서 농업경영인연합회장을 할 수 있었던 힘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김 회장은 2012년 부안군4-H본부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8년부터 부안군4-H본부 회장을 맡고 있다.

소득증대에 큰 몫 하는 겨울감자 재배

김 회장은 20~30대에 단체 활동보다 영농기술보급을 통해 소득 작목을 개발하는데 애썼다. 벼농사와 더불어 대파, 쪽파 봄배추도 해봤는데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겨울감자를 재배하게 되었다. 처음 2년간은 실패를 거듭하고 3년째 되어서야 원하는 수확량이 나왔다고 한다.
김 회장의 현재 영농규모는 1990년대에 마련한 자경논 9만9,000㎡, 임차논 1만6,500㎡이 있다. 부지런히 일한 김 회장은 틈나는 대로 남의 일을 했고 부부의 힘만으로 땅을 구입해 대출 원리금을 갚아 나가며 자녀 셋을 키워냈다.
김 회장은 벼, 보리농사와 약 800㎡ 비닐터널 40동에 겨울감자를 재배한다. 감자농사로 연 2억원, 벼와 보리농사로 연 1억원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김 회장은 아내의 내조 덕에 영농에 종사하며 취미생활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사회활동을 많이 하면 그 대인관계를 통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김 회장은 2018년 대한궁도협회에서 ‘명궁’으로 인정받았다.
“총각 때는 늦게 일어나고 억지로 일했는데 결혼하고 가족을 부양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니 일의 능률이 좋은 새벽에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가족을 부양해야겠다는 다짐과 일을 미루면 나중에 배로 힘들어 진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일을 앞당겨서 하자’라는 신조로 이제는 일이 좋아서 하지만 일에만 눌려 사는 것이 아니라 취미로 활도 배우고 외국 여행도 다닌다는 김 회장.
“4-H는 나를 있게 해준 모태이고 2008년 12월에 집궁한 국궁은 삶의 질을 높이고 모범적인 삶을 살게 해주는 원동력”이라며 기자에게도 배울 것을 권했다. 현재 8단으로 ‘심고정’에서 사범으로 후학을 이끌고 있다. 부안군수도 활을 통해 만나 4-H활동 지원 얘기도 많이 나누었다고 한다.

후배들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나중에 4-H활동지원법이 개정되면 부안군4-H활동 지원조례도 개정하여 후배 4-H회원들에게 지원할 방안을 궁리하고 있다는 김 회장.
현재 부안군4-H본부 회원은 100여명. 청년4-H회원도 12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부안군4-H본부와 지도기관이 야영교육을 치르는데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김 회장은 “청년농업인4-H회원들에게 농촌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며 성공한 선배 농업인들이 멘토가 되어 후배들을 이끌어 주고 있다. 학교4-H회 활성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12개 학교에 총 12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학교현장에 4-H활동 지원사업을 확대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인생을 활력 있게 살기 위해 취미를 갖으라는 김 회장의 말을 되새기며 부안군에서도 4-H운동이 활력을 더해가길 기대해 본다.
 신호철 기자 ldshc@4-h.or.kr

‘4-H는 나를 있게 해준 모태’라고 말하는 김정 회장은 지역의 4-H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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