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01 격주간 제657호>
토박이 말

헛헛하다
배 속이 빈 듯한 느낌이 있다

금방 무엇을 먹었는데도 속이 빈 것처럼 무엇이 자꾸 먹고 싶은 때가 있다. 이런 경우 ‘헛헛하다’라는 말을 쓴다.
‘헛헛하다’의 ‘헛’은 아마도 한자 ‘虛(빌 허)’와 관련이 있는 어형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헛헛하다’가 속이 비어서 생기는 현상임을 알 수 있다. 이 헛헛한 증세를 ‘헛헛증’이라고 한다.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과는 반대되는 현상이다.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모르는 사이에 어떤 일이 조금씩 느리게 진행될 때 ‘시나브로’라는 말을 쓴다. 그런데 대체로 그 진행되는 방향은 나쁜 쪽이다. “눈이 시나브로 녹아 없어지다.”, “가로수가 시나브로 썩고 있다.”등과 같이 부정적 의미의 서술어와 주로 어울려 쓰인다. 물론 “방죽 쌓는 일이 시나브로 이어져 나가다.”와 같이 긍정적 의미의 서술어와도 어울려 쓰일 수 있다.
‘시나브로’의 어원만 안다면 그 고유의 용법을 알 수 있을 텐데 ‘시나브로’의 어원은 밝히기 어렵다. 다만 ‘시납’에 조사‘으로’가 결합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시납’의 어원이나 의미는 알 수 없다.
유사한 단어에 ‘시난고난’이 있다. 이는 병이 오래 지속되면서 조금씩 악화될 때 쓴다. “벌써 몇 해째 시난고난 앓고 있다.”와 같이 쓸 수 있다.



돌꼇잠
한자리에 누워 자지 않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자는 잠

잠을 유달리 험하게 자는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은 한자리에서 자지 못하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잔다. 이와 같이 한자리에 누워 자지 못하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자는 잠을 ‘돌꼇잠’이라 한다. ‘돌꼇’은 실을 감거나 푸는데 쓰는 기구인데, 굴대의 꼭대기에 ‘+’자로 짠 나무를 대고 그 네 끝에 짧은 기둥을 박아 만든다. 굴대가 돌아감에 따라 이 기둥에 실이 감기거나 풀린다. 빙빙 돌아가는 ‘돌꼇’과 같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자는 잠’을 ‘돌꼇잠’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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