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5 격주간 제913호>
[이 달의 시] 발의 잠

서울역 광장이나 지하도에서 잠자는 노숙인들을 보는 것은 우리 시대의 익숙한 풍속도가 되었다. 그들은 극빈 상태에서 거리로 내몰려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시인은 이들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며 종이상자집 밖으로 내놓은 ‘까만 맨발’에 주목한다. 어릴 적 어머니가 두 손으로 씻겨 주었을 뽀얗던 발이다. 하지만 지금은 까만 발이 되어 힘없이 자고만 있다. 그래도 ‘아들딸한테 돌아가는 꿈이라도 꾸는지/엄지발가락이/꼼지락 꼼지락’거린다. 서울에만 720여 명의 노숙인들이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가족들 소식이 궁금해도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절망 상태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신현배 / 아동문학가, 시인〉

◆ 신새별(1969~  )
· 1998년 아동문예문학상 동시 당선으로 등단.
· 동시집 〈별꽃 찾기〉, 〈발의 잠〉 등 펴냄.
· 열린아동문학상, 오늘의동시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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