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관 순 (전북 진안군4-H본부 직전회장 / 진안군의회 의원)
들과 산의 풀 냄새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우러나게 한다. 모내기가 끝날 무렵 여유로운 들과 산길을 달려 전라북도 진안에서 박관순 진안군4-H본부 직전회장(60·전북 진안군 내금2길 32-1)을 만났다.
중학교를 졸업하고부터 4-H활동을 시작해 4-H와 인연을 맺은 박관순 회장은 1974년부터 진안군 내금마을4-H회장, 동향면4-H회장, 진안군4-H연합회 오락부장을 맡으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군에 입대하며 4-H회원으로 더 승진(?)은 못 하고 잠시 공백이 있었지만 소중한 추억거리는 가득하다.
“중학교 졸업 후부터 지금까지 45년 동안 4-H활동을 했습니다. 1974년 내금마을4-H회장을 맡으며 마을기금 마련을 위해 땔감을 모아 나무가리를 쌓던 추억, 마을회관을 수리하고 도배해서 칭찬을 받았던 일, 부모님 몰래 후배에게 쌀을 퍼다 주었던 기억,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회의방법을 가르쳐 주었던 기억. 4-H활동을 통해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그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60년을 살아오며 4-H활동을 통해 살아가는 방식을 배웠다고 한다. 계획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힘을 키웠고, 회의진행법을 숙지해 지역사회에서 지도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다.
박 회장은 맨손으로 영농을 시작해 자경 농지를 마련했다. 1990년대 초반에 마련한 논밭 3만 3,000㎡이다. 자녀 셋을 키워내며 부부의 힘만으로 일궈낸 농토이다. 여기에 사과 2만 3,000㎡, 벼와 채소 잡곡 9,900㎡을 재배했고 한우 몇 마리를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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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이정순 여사(사진 왼쪽)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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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내의 내조로 이룬 성과
박 회장은 아내의 내조 덕에 영농에 종사하며 늦은 학업과 왕성한 단체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94년 전주고등학교부설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역사회 단체 활동에도 열심이다.
동향초등학교 및 동향중학교 운영위원장, 진안군 과수영농조합법인 총무이사, 진안군4-H본부 회장, 진안군체육회 이사, 동향면 수박축제위원장, 전북 정보화마을 총무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진안군의회 의원, 전라북도4-H본부 이사, 한국새농민회 진안군새농민회장을 맡고 있다.
“제 좌우명은 ‘남의 말을 들으며 살자’입니다. 귀가 어두운 아버님으로 인해 얻게 된 교훈인데, 들리지 않으니까 이해가 부족하게 되고 자신의 주장만 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습관이 진안군의회 의원이 되는 힘이 되었습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존중할 때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는다”는 박 회장은 4-H활동을 통해 생활화 된 봉사정신으로 앞으로 생업뿐만 아니라 진안군 의정활동을 통해 농업인들의 복지증진, 농업의 발전은 물론 잘사는 진안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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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희망이 있음을 청년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박관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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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도 희망이 있다
현재 진안군4-H본부 회원은 12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박 회장은 본부와 지도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전라북도 동부권 한마음대회를 여섯 차례 치르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이 대회는 초창기에 무주·진안·장수군4-H본부가 함께 활동하다 인근 시·군까지 연합해 현재 6개 시군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시·군별로 해마다 번갈아가며 주최·주관하는 대회로 오는 8월에 9회째 행사를 개최한다. 이 대회를 통해 4-H지도자의 결속과 후배 육성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은 “청년농업인4-H회원들에게 농촌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성공한 선배 농업인들이 멘토가 되어 후배들을 이끌어 주고 싶다고 한다.
박 회장을 아는 지인들은 그들 부부가 화목해서 다툼이 없다고 한다. 가정에서는 아내의 말에, 지역사회에서는 군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지도자인 박관순 회장. 그의 리더십과 근면, 성실한 봉사정신을 청년농업인4-H회원뿐만 아니라 학생4-H회원들이 이어받아 더욱 더 발전하는 진안군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호철 기자 ldshc@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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