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15 격주간 제656호>
<학교4-H회 탐방> “학교 숲 가꾸기로 교정에 생명 불어 넣어

<텃밭가꾸기 공동과제로 고구마를 심고 돌보고 있는 세지중학교4-H회원들. 잡초업는 과제포가 돋보인다.>
전남 나주시 세지중학교

텃밭가꾸기 공동과제로 고구마를 심고 돌보고 있는 세지중학교4-H회원들. 잡초없는 과제포가 돋보인다.
화단에 야생화를 심고 관리하고 있는 4-H회원들.
청록의 계절을 맞이하여 탐스럽게 익은 싱그러운 청포도처럼 그 푸르름이 더해가는 학교가 있다. 배로 유명한 전남 나주시에 자리 잡은 세지중학교(교장 이선규).
3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4-H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교정은 해마다 늘어나는 숲의 크기만큼 활기가 솟는다. 그 중심에 세지중학교4-H회(회장 최은영·3학년) 45명의 회원들이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학교 숲 가꾸기 활동’이 있다.

활엽수 공원을 조성해 체험환경교육장 활용

<화단에 야생화를 심고 관리하고 있는 4-H회원들.>

학교 본관과 운동장을 둘러싸는 사방을 녹지로 조성해 마치 생명이 살아 숨쉬는 듯한 학교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올해 초 시작한 ‘학교 숲 가꾸기 활동’은 이정희 지도교사와 45명의 세지중학교 4-H회원 그리고 교장을 비롯한 동료교사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멋진 작품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본관을 마주하는 운동장 남쪽 너머에는 300㎡ 되는 활엽수 공원이 완성도를 더해 가고 있다. 층층나무, 이팝나무, 아기단풍, 때죽나무, 자귀나무, 산수유 등 이 곳에 식재되어 있는 나무만 해도 30여 그루가 된다. 그 중엔 학부형이 기증한 나무도 있고, 재배기술 자문에 성심껏 응해주던 대학 교수로부터 얻은 장미 600본도 포함되어 있다.

1인 1나무 갖기 운동 숲 가꾸기 의미 더해

학교 숲을 조성하기에 앞서 디자인을 공모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밑그림 그리기대회를 열어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휴대폰 문자 디자인으로 숲을 표현하도록 했더니 기발한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다. 학교 숲 이름 공모에도 많은 학생들과 교사들의 참여가 뒤따랐다. 이정희 지도교사가 기초도면을 설계했지만 이처럼 회원들이 열의를 갖고 함께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감히 엄두도 못 냈을 일이 눈앞에 현실로 다가와 있다. 학교 숲 공원은 체험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지역주민들에게도 개방해 지역공동체 문화 공간으로 이용된다. 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이면 학생들과 교사들의 쉼터로도 활용되는 이 곳은 교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명소로 자리 잡았다.
뿐만 아니라 까맣게 이끼가 끼어 볼썽사납게 방치되어 있던 콘크리트 옹벽은 보기 좋게 담쟁이덩굴로 덮고, 모래 운동장 한 쪽에 있던 배구코트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잔디를 심어 녹색 배구코트로 새롭게 거듭났다.
올 가을에는 1교사 1나무 갖기 운동을 해 볼 작정이다. 정년퇴임한 교사들이 학교를 다시 찾을 수 있는 특별한 계기를 남겨두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 대표, 학생회장 등도 동참해 기부금을 조성하고, 직접 나무를 기부하며 1교사가 아니라 1인 1나무 갖기 운동으로 그 의미가 더해졌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진리 깨우쳐 주고파

내년 이후로는 뒷교정을 새롭게 정비해 산책코스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현재는 텃밭, 야생화 화단과 비닐하우스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가지, 오이, 토마토, 감자 등을 심어놓은 텃밭에는 푯말을 세워놓아 각 반별로 재배구역을 지정해 키우고 있다. 그 옆에는 포기 나누기를 마치고 내년에 이식 준비를 기다리는 둥글레, 털머위, 패랭이꽃, 창포가 화단을 가지런히 장식하고 있다. 비닐하우스에도 담쟁이덩굴, 아이비, 개나리를 삽목작업 중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급훈처럼 열심히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에 대한 기회가 찾아오고, 보상이 뒤따른다는 삶의 진리를 깨우쳐주고 싶다”는 이정희 지도교사는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단다. 특히 4-H회원은 아니지만 이것저것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도와드릴 것이 없는지 먼저 다가오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는 걸 보면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미니 인터뷰

이 선 규 교장

“나무 한 그루 없던 운동장이 이제는 학교 전체가 숲으로 둘러싸이게 됐습니다. 회원들 손길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활동한 덕분이죠.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4-H회원들 스스로가 앞장서는 모습에서 일반 학생들에게도 봉사정신이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4-H활동의 든든한 지원군인 이선규 교장은 어려운 조건에서 시작한 4-H활동이 어느덧 뿌리를 내리고 그 씨앗이 튼실한 열매로 되돌아오니 이것이야말로 4-H가 지니고 있는 산교육의 효과라고 확신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겠다고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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