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1 격주간 제900호>
[지도교사 이야기] 치유농업으로 잃어버린 인성 되찾는 4-H활동 꿈꾸며

최 기 철 (전남 곡성온리원스쿨)

저는 요즘 농사짓는 재미(?)에 행복합니다. 농기계라고는 경운기 밖에 없지만, 남들이 반나절이면 할 것을 2~3일 거쳐 경운기를 하더라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자연 속에서 함께해서 좋고, 건강한 먹거리 생산해 먹어서 좋고, 사계절을 보고 느낄 수 있어 행복하고, 녹색의 푸르름 속에 둘러싸여 있어서 감사하고, 전국의 미세먼지 스트레스 속에서도 아직 여기는 공기도, 물도 맑고 깨끗하니 더 좋습니다.
현재 논농사 밭농사를 통해 70% 정도는 자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곡성이 자연순환농업의 산실이라서 친환경 자연농업으로 함께하고 있어서 더 좋습니다.
일선 공교육 학교 현장에 있을 때는 4-H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대안학교로 오면서 4-H의 정신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대안학교의 철학이나 교육과정 대부분이 곧 4-H 정신이고 4-H의 서약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한국 교육이 절대적 위기라고, 희망이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 교육에서 머리 쓰는 교육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손발을 움직이는 교육이 어느 순간 사라지면서, 학생들은 아파하고, 교사들은 절망하고, 학부모들은 불신하는 상황이 됐다고 봅니다. 뼈아픈 현실입니다. 저는 그래도 우리 농촌에서, 4-H에서 희망을 보았고, 4-H의 금언에서 답을 찾고 싶습니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
새벽에 일어나 하루 시작 명상을 하고, 닭들에게 모이를 주고, 마늘밭, 양파밭, 감자밭 등 밭을 둘러보고, 논 못자리를 만들고 볍씨 소독하고 모판에 파종하는 요즘 바쁜 매일이지만, 만물의 생명체가 움트는 봄이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 학교는 주말에 ‘팜데이’라고 해서 함께 농사짓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물론 불편한 여행이나 문화활동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교육에는 왕도가 없다고 합니다만, 제 생각에는 우리 교육의 위기는 너무 풍족해서,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건 아닌지 되짚어봅니다. 어쩌면 우리 교육이 좀 불편해져서, 참을 줄도 알고. 고마움도 깨닫고, 더불어 사는 것이 서로를 살리는 교육이고 좋은 사회임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길목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우리 학교4-H도 치유힐링농업으로 전환하여 4-H회원들의 몸도 튼튼하게 하고, 마음도 건전하게 하고, 머리도 명석하게 하고, 사회도 건강하고, 나라도 건강하게 하는데 함께했으면 합니다. 이것이 지·덕·노·체 실천이고 우리 4-H인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4-H지도교사 및 학생회원 여러분 사랑합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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