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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격주간 제89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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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현장] 농업에서 발견한 비전 포기하지 않습니다! |
“진로에 대한 고민,
비전있는 농업에서 찾았어요”
박 정 욱 회원 (경북 경주시4-H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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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욱 회장은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업에서 비전을 발견해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
요즘 청년농업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10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농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때 농업에서 비전을 발견하고 과감히 도전한 청년농업인, 박정욱 경주시4-H연합회장(33·경상북도 경주시 천북면 모아리 839)을 만났다.
진로에 대한 고민, 해답은 ‘농업’
박정욱 회장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미나리 농사 짓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그 당시 부모님은 열악한 환경에서 수익도 일정치 않고 육체적으로 힘든 농업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고, 결국 박 회장은 일반 대학 사회복지과를 다니게 됐다. 학교를 다니며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따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썩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았다.
박 회장은 무엇을 하며 인생을 사는 것이 즐겁게 살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 또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돌아봤다. 박 회장은 스스로 몸으로 하는 활동을 좋아했다. 축구나 헬스 등 활동을 좋아했고 끈기가 있어 한 번 시작하면 마무리를 보는 성격이었다. 이러한 자신을 돌아보며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는 진로는 농업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농업에 비전이 있다고 믿었다. 그때 나이 26살이었다.
당연히 부모님의 반대는 심했다. 당시 미나리 재배 비닐하우스를 철거한 지 오래였으며 힘든 일을 시작하게 하고 싶지 않으셨다. 하지만 끈기 있는 박 회장은 구체적인 농업 시장 분석과 농업 활동 계획을 발표하며 부모님을 설득했다.
청년농업인에 대한 차가운 시선
자신이 하고 싶은 농업을 시작했지만, 사회의 시선은 차가웠다. 지금은 청년농업인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지만 농업을 막 시작한 당시만 하더라도 농업인 특히 청년농업인에 대한 인식은 야박했다. 주위에서 평가는 사회에서 활동하다가 잘 풀리지가 않아서 농사를 짓고 있다라는 평가가 뒤따랐다고. 하지만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딪쳐야 한다고 결단했다. 시설이 철거된 미나리 농장에 손수 중고 파이프를 구입해 설치하고, 당시에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던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아침 7~8시부터 시작된 일은 밤이 늦도록 일한 날이 허다 했다. 또한 스스로 직접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사업을 신청하는 적극성도 보였다. 그 당시 강소농 사업에 직접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는데 직접 신청한 사람은 박 회장이 유일했다고 한다. 힘들고 어려운 정착시기가 4~5년이 지속됐지만 포기하지 않고 버텨냈다.
새로운 길의 열림
열심히 데이터 분석과 새로운 방식으로 미나리 농사를 짓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은 판로였다. 박정욱 회장은 친환경에 관심이 많아 친환경 농사로 알려지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장은 여의치 않았다. 시장에서 가격을 생각보다 훨씬 낮게 매겼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럴때마다 미나리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미나리가 겨울잠을 자야 파종했을 때 새순이 자란다는 것을 파악하여 인공 휴면 방식을 적용했고 이를 통해 연중 생산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친환경 미나리에 대한 소문이 퍼졌고, 학교급식에 납품하게 되면서 안정적인 판로를 개척하게 됐다. 또한 미나리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포장단위별로 개량하여 소비자들이 쉽게 미나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서 직거래가 활성화되기에 이르렀다.
박 회장은 미나리 농사뿐만 아니라 체험농장으로 새로운 사업의 눈을 돌렸다. 기존 체험농장의 경우 아이들 체험만 있고 함께 온 부모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래서 박 회장은 부모들이 쉴 공간을 근사하게 마련하고 아이들이 체험하고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마치 ‘키즈카페’처럼 꾸며서 소비자 중심의 체험농장으로 변모시켰다. 노력의 결과랄까. 키즈팜막내농부는 ‘경주 가볼 만한 곳’으로 소개되며 매일같이 예약 마감되고 있다.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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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욱 회장의 친환경 미나리 농장. 인공 휴면 방식을 적용, 미나리를 연중 생산할 수 있게 했다. |
4-H와의 인연
4-H와의 활동은 2015년경 강소농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4-H활동을 접했으나 너무나 바쁜 농장일로 인해서 아내가 먼저 활동하고 뒤이어 4-H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 적극적인 활동으로 인해 2016년 경주시4-H연합회 부회장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는 경주시4-H연합회장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가입당시 10여명 밖에 되지 않던 경주시4-H연합회를 지금은 50여명의 회원이 활발히 활동하는 조직으로 성장시켰다.
이전에 끊겼던 야영대회를 부활시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회원들과 함께 야영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은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한다.
“4-H는 저를 크게 성장시켜 주었어요. 농업을 하지만 또래의 청년농업인을 만나지도 못했고, 그래서 고민도 많았지만 서로 나눌 수도 없었거든요. 이제는 경상북도를 넘어 전국의 청년농업인들과 교류하고 소통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열심히 4-H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농업에서 발견한 비전을 마음속에만 두지 않고 직접 부딪쳐 서서히 이루어나가는 박정욱 회장. 그의 앞날에 더 큰 성장과 발전이 가득하기를 기원해본다.
김상원 기자 sangwonds@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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