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H는 매력적이다. 우리 삶을 바꿔준다. 가치관을 변화시키고 과거와는 다르게 살게 된다. 도전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만든다”
변 승 기 (충청남도4-H지도교사협의회장 / 홍성 광천고등학교)
예로부터 어른들이 “결혼은 뭔가를 모를 때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아직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의 결혼과 출산을 통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하셨다. 부부는 많은 시행착오와 서로 다른 가정문화의 충돌로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을 겪는 것이 결혼이다. 그러나 결혼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해서 결혼 생활을 더 잘 할 것 같지는 않다. 4-H도 마찬가지다.
2012년 우연히 4-H를 경험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고, 8년차가 되어간다. 잠시 돌아보면, 백지상태에서 남이 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궁금한 것은 지역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가며 텃밭, 피튜니아 가꾸기 과제활동을 실시했다. 잘 되는 것도 있었지만 첫해는 대부분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재미와 흥미는 유지되어 매년 새로운 학기가 되면 올해는 무엇을 할까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직접 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체질에 맞았다.
8년 동안 학교 4-H활동을 비롯해서 시군 4-H활동, 시도 4-H활동에 참가했다. 다양한 활동에 참가하면서 조금씩 4-H활동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필자는 4-H라고 하면 보통 농업에 국한된 것으로 이해했었다. 농업, 농사를 기반으로 하는 활동이고, 시대를 앞서가거나 이끌어가기보다는 따라가는 단체이고, 농촌에서만 활동을 하고 도시와는 거리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큰 오해였다. 학생들에게 리더십캠프를 통해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통찰하는 과정을 제공하고, 과제활동을 하면서 진로직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며, 4-H이념과 서약을 통해 사회에서 요구하는 민주시민의 모습을 스스로 찾게 도와주는 것이 4-H였다.
최근에 청소년의 학업중단이 증가하면서 학교와 사회는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청소년은 위기에 놓이게 되지만, 학교생활에 재미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청소년들은 학업성취가 낮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보다는 이미 짜인 교육과정에 맞춰 진행되는 학교생활로 지루하다고 느낀다.
4-H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지역의 학교에서는 12월에 4-H 평가회를 하면서 학교생활 위기의 학생들이 과제활동을 하며 작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
청소년의 특성은 잠재력이다. 그러나 그 잠재력은 학생 자신도 학부모도 교사에게도 잘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그 잠재력을 찾을지, 활성화할지도 모른다. 머리로 생각한다고 나타나지도 않는다.
‘Learning by doing(실천으로 배우자)’이 해답이다. 혼자 혹은 함께 과제활동을 수행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친구관계도 긍정적으로 변화된다. 서로 소통하지 않으면 과제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소통하는 방법을 직접 경험하면서 배우고, 그것을 토대로 긍정적인 관계가 형성되면 자신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자신이 몰랐던 잠재력에 접근한다.
4-H는 매력적이다. 우리 삶을 바꿔준다. 가치관을 변화시키고 과거와는 다르게 살게 된다. 도전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만든다.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실제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마음이 변하고, 같은 현상을 다르게 본다. 부드러워지고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생긴다. 가장 큰 변화는 얼굴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에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너 굉장히 예뻐졌다?”라는 질문을 받는다. 사랑의 힘이다. 4-H를 하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처럼 된다.
4-H를 처음 시작하는 학교나 학생, 교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냥 시작하면 된다. 뭔가를 몰라도 된다. 천천히 한 걸음씩 앞으로 가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고 알게 된다. 실패해도 된다. 이 모든 것이 4-H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또한 4-H의 특징이다. 일단 시작해보자!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연인처럼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