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으로 변모하는 이 시대의 기술 환경과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를 유연하게 수용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위기의 조성이 필요하다"
남 상 일 (아그리코니카 대표 / 한국4-H본부 연구위원)
요즘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스스로 창의적 인재가 되고 싶어 한다. 사회적으로는 창의력이야말로 시대적 경쟁력이며 우리나라가 앞으로 살아나갈 길이라고 한다. 그러나 창의적 아이디어는 우연히 찾아오는 행운 같은 것은 아니고 몇 가지 조건을 필요로 한다.
창의적 발상과 학습법은 반대의 과정이다. 학습은 무엇인가를 배워서 내재화하는 것이지만 창의력은 본인이 학습으로 축적한 지식과 자신만이 갖고 있는 지적이고 감성적인 자산을 표출하는 것이다. 그래서 학습보다 몇 가지 조건을 더 필요로 한다. 그러나 창의적 발상도 학습처럼 반복에 의하여 수월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창의력 비결은 자신과의 부단한 대화
창의력이 표출되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부단한 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과의 길고 긴 대화의 과정에서 갑자기 창의적 아이디어는 찾아온다. 따라서 갑자기 찾아오는 아이디어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관심과 집중으로 이루어진 토대와 이 토대가 유지될 수 있는 주변 환경이 필요하다. 만약 주변에서 불필요한 간섭과 부정적인 타협이 작용한다면 반짝이는 창의적 아이디어는 그 사람에게 찾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형 지도교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학생 자신이나 또는 다른 학생 팀원들과의 관계에서나, 지도교사와의 관계에서나 내면적인 성숙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발생하는 상호간의 교통이 필요하다.
시대적 트렌드·사회적 공감 동반돼야
창의적 아이디어가 무에서 발생하는 법은 없다. 이성적이거나 감성적이거나 발상은 자유롭지만 품질의 문제가 있다. 즉 그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공감되어질 수 있어야 비로소 아이디어로서 인정받을 수 있으며 현실화를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공감을 발생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상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트렌드와 사회적 트렌드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Needs) 원하는 것들(Wants)은 대부분 이러한 트렌드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지금 원하는 것도 사실 대부분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으며 그러한 자신의 관심이 다른 사람의 관심에 대한 탐구로 자각의 방향이 전환될 수 있으면 매우 성공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도교사가 퍼실리테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특히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들과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들은 대부분 문제(Problems)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현실에 익숙해져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버리게 된다. 따라서 창의적 비판력을 갖고 이러한 문제점을 잘 찾아내는 사람들이 창의적 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창의적 해결책까지도 제시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학습이 필요하기는 하다. 그러나 문제를 발견하는 순간 해결책은 그 근처에 같이 있으므로 문제를 찾아내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는 단계로서 Plan-Do-Check-Act를 많이 언급한다. 여기서 Check를 Study 또는 Reflect로 대체하면 창의적 발상법이 된다. PDCA는 전략적인 개념이다. 즉 공부 또는 일을 잘 할 수 있게 하는 방법론이다. 전략이란 어떤 일이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인데 이 또한 공부를 하거나 과제를 수행하면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자각하는 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야 방향을 잃지 않고 단계 단계에 필요로 하는 일을 스스로 찾아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능력을 함양하는 일이 마치 일종의 철학적이거나 심리학적인 과제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창의력이란 원래 내면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창의력은 내면적 활동이면서도 육체적인 건강을 필요로 한다. 운동 후 편안한 휴식시간이나 산책 중에 아이디어가 잘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H 창의융합 프로젝트는 이미 상당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단지 혁신적으로 변모하는 이 시대의 기술 환경과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를 유연하게 수용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위기의 조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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