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5 격주간 제889호>
[소감문] 4-H청소년대사로 참가한 세계식량안보회의

이 범 현 (전국대학4-H연합회 직전회장 / 서울대학교)

10월 15일부터 19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가 있는 ‘유엔식량농업기구(World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회의에 참여했습니다. 국제연합 산하 기구에는 처음 방문하는 것이고, 전 세계에서 온 4-H 친구들과 관계자들을 만나는 자리였을 뿐만 아니라, 혼자 가는 첫 유럽 여행이었기 때문에 매우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혹시라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적극적인 자세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참여한 회의는 CFS(Committee on World Food Security) 제45차 회의로,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고픔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없는 것(2030 Zero Hunger Agenda)을 목표로 하는 회의였습니다. 이번 회의는 크게 각 국의 대사들과 농업 관련 기관의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총회(Plenary)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세미나(Side Events)라는 두 가지 파트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본 회의에 참여하는 주체는 매우 다양했는데, 저를 포함한 4-H 회원들은 PSM(Private-Sector Mechanism)에 속하여 활동하였습니다. PSM이란 농·축·어업 관련 기업의 대표 및 임직원들과 WFO(World Farmers Organiza tion), Nuffield International, 4-H 등과 같은 단체들을 묶어 놓은 그룹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PSM에서는 매일 아침 ‘Daily Briefing’을 진행했는데, 이 브리핑을 통해 그 날 열리는 행사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원하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식량 안보와 영양 문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던 매우 뜻깊은 1주일이었습니다. 여러 행사가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첫째 날 아침에 했던 ‘Meeting New People’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짝을 지어 주어진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안면을 트는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 덕분에 1주일 동안 새로운 사람들과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행사는 ‘High Level Dinner’였습니다. 아주 좋은 레스토랑에서 진행된 행사였는데, 그런 곳에 처음 가봐서 기억에 남는 것도 있지만, 식사를 하면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4-H와 관련해서도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같이 4-H Youth로 참여한 회원들은 아르헨티나, 덴마크, 미국, 캐나다, 탄자니아, 트리니다드 토바고 등 여러 나라에서 참여한 회원들이었습니다. 각 국에서 선발된 인재들이라 그런지 다른 나라의 4-H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열린 마음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각 나라들의 4-H에 대해 이해하고, 서로의 프로그램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매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회가 되어 글로벌4-H네트워크 의장인 Erik Johansson을 만났습니다. 의장님은 임기 중의 목표 중 하나가 젊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행사에 참여한 회원들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한국4-H의 대표로서 글로벌4-H네트워크 내에서 청년들의 독립적인 의결 기구를 만드는 것을 제안하는 등 의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정말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약 열흘 간 로마에서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것은 영어를 할 줄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한국에만 있다 보면 영어의 중요성에 대해서 체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만 머물 수 없습니다. 농업 또한 세계적인 교류 없이는 발전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다행히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은 되어 의사소통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음에도 ‘조금만 더 영어를 잘했으면…’이라는 생각이 매일 들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동시통역이 발달하기는 하였지만, 결국 개인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은 본인의 언어능력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영어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농축어업 등 식량에 관한 관심이 매우 크다는 것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식량 문제에 대해 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세계의 관심이 식량안보에 쏠린 만큼,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전문가가 아니라 그 방안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항상 이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FAO의 목표인 ‘Zero Hunger’를 위해 노력하는 시민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주신 한국4-H본부와 글로벌4-H네트워크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번에 배운 것들을 가슴 속에 새긴 채 열심히 활동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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