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중심의 시장유통으로는 지속가능성 없어….
공유농업의 확산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
먹거리 불안 해소 및 농업·농촌의 가치 확산 도모 필요"

김 충 범 (경기도 농정해양국 농업정책과장)

매년 1월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 지도자가 모여 경제 분야에 대한 토론을 개최하는데 이를 ‘다보스포럼’이라 한다. 8월에는 경제뿐만 아니라 국제문제와 환경 등을 논의하는 하계 다보스포럼도 개최되는데,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중국 텐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하계포럼에서는 ‘브렉시트’와 ‘4차 산업혁명’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열린 다보스포럼의 주요한 의제로,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기술 및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되면서 초연결사회로 진화하는 반면 일자리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 축소라는 부정적인 측면 외에도 ‘에어비앤비’, ‘우버’ 등 정보통신기술을 적합한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 내고 있다. 바로 ‘공유경제’이다.
그렇다면 농업분야에서도 ‘공유경제’를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경기도가 가졌던 고민이다.

소비자와 생산자간 신뢰 회복 필요

공유경제 모델 사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인을 꼽으라면 편리성과 경제성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농업환경은 소비자에게 편리함과 비용부담을 줄여주고 있는가? 예전에 비해 먹을거리가 많아지고 문 앞만 나서면 편의점이 즐비한 지금, 우리 소비자는 만족하고 있을까?
지난해 발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 등을 볼 때, 소비자가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안 중 가장 큰 불안이 식품 불안이라고 한다. 그 원인을 생각해 보면 바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거리가 멀어진 것이 그 중 하나라고 본다. 다시 말해 고향의 친인척이 챙겨준 농산물이나 자기가 직접 생산한 먹거리를 먹으면서 불안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농산물 시장의 완전 개방으로 모든 농산물이 무한 가격경쟁을 하게 되면서 누가 생산했는지, 어떻게 유통되는지 소비자가 알 수 없는 유통 체계가 주류 유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반면 직접 생산이나 유통과정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며, 환경과 공동체 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착한 소비자도 늘어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와 주류 유통에서 소외받는 중소농을 연결하는 ‘공유농업’ 모델을 경기도가 개발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로컬푸드나 생협 등 소비자와 생산자 간 직거래 확대도 이런 주류 유통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유통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농정전략 공유농업에서 시작

오프라인 형태의 직거래가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하여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바로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추진하는 공유농업 프로그램인 ‘농가랑(農家廊)’이다.

플랫폼 통해 쌍방 정보공유 실현

경기도의 공유농업 프로그램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실현된다. 생산자는 플랫폼을 통해 연결된 소비자와 농장을 공유하고, 여기에서 생산된 농산물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의 체험과 농촌 문화도 공유하게 된다.
소비자는 농장 공유에 대한 대가로 농업인에게 소정의 영농자금을 지급함으로써,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먹게 될 농산물을 씨뿌리기 전부터 농업인과 함께 계획하는 등 생산에 직접 참여해 먹거리에 대한 불안 해소뿐만 아니라 농업의 가치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공유농업 확산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소비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먹거리 확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생산자에게는 새로운 소득 창출과 농촌의 활력을 창출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및 공유농업 활동가 지원,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 확대, 도시와 농촌의 교류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