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5 격주간 제885호>
[지도교사 이야기] 파란 가을 하늘을 닮은 꿈의 4-H
박 은 영 (경기 고양 덕이고등학교)

올해로 4-H와 함께한 지 어언 10년이 되어간다. 생각해보면 나의 교사 생활에서 바늘과 실과 같은 동반자로서 많은 경험과 변화를 선사해 주었다.
10여 년 전 학생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동아리활동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나는 청소년단체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 중 역사가 깊고 탄탄한 조직으로 구성된 학교4-H를 운영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직접 고양시농업기술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학교4-H 등록 요청을 하였다. 당시엔 잘 몰랐는데 이렇게 교사가 직접 센터에 등록 요청을 한 경우가 드물었고, 과거 입시 위주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운영하기가 힘들다고 거절도 당했던 학교 교사였기에 더욱 놀라워하면서 반가워했던 담당자 분이 생각난다.
사실 난 서울 토박이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고 한 번도 텃밭이나 화단을 손수 가꾸어 본 적도 없었다. 대학시절 농촌봉사활동과 영화연극동아리에서 조금 다루어 보았던 사물놀이가 전부였다. 하지만 우리 것의 소중함,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 잊혀져가는 전통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용기 내어 하나하나 배워나가기로 결심하고 지도교사 기본교육, 소양교육, 워크숍 등 각종 행사에 적극 참여했다. 그러면서 4-H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전국의 열정 가득한 지도교사 분들을 만나 매번 감동과 존경심을 안고 돌아오면서 나도 훌륭한 지도교사가 되겠다는 각오에 대한 되새김을 잊지 않았다.
도시학교에서 농심 함양을 기반으로 하는 4-H 운영이 처음엔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4-H 기본이념·역사·노래·금언 등을 알려주고, 고양시, 경기도, 한국, 세계 4-H 조직까지 운영되고 있는 글로벌한 4-H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니 인식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과제교육을 할 수 있는 보조금, 장학금 지원과 본부에서 운영하는 연시, 연말총회, 야외교육, UCC경진, 경진대회, 자원봉사활동, 백일장, 야영활동, 도시문화체험, 문화탐방활동, 미국·타이완·일본·중국 등 국제교류 등으로 일반 동아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청소년 교육활동으로 지금은 많은 학생들이 부러워하는 4-H가 되었다.
두 학교에서 4-H지도교사를 지내고, 지금 근무하는 덕이고에서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4-H를 창단하여 3곳의 교내 자생화 화단 만들기, 텃밭 가꾸기, 교내 환경 화분 만들기, 나만의 꿈을 담은 머그컵 만들기, 수제 피자 만들기 등의 과제활동을 비롯하여 4-H덕이댄스부, 4-H경영경제부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덕이고 4-H회는 선후배간의 배려, 협동, 공동체 의식 등을 키우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청소년단체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세울 수 있게 되었다.
아름다운 환경을 가꾸어 나가는 동아리, 채소를 수확하고 나눔의 기쁨을 느끼는 동아리,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배움이 있는 동아리, 진로를 향해 꿈을 다져나가는 동아리가 있는 덕이고4-H회!
앞으로도 전국의 곳곳에 즐겁고 행복한 기운이 넘치는 4-H회가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파란 가을 하늘을 닮은 꿈의 4-H회!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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