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5 격주간 제885호>
[기고문] ‘함께’를 배우고‘감동’을 느낀 라오스 봉사활동
최 나 연 (경남 김해 장유중학교)

7월 24일부터 31일까지 6박 8일간 경남지역 학생4-H회원과 지도교사 27명이 라오스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루앙프라방에서 문화탐방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그곳 승려들의 탁발공양 행렬을 보았다. 라오스에서는 태어나서 한번은 승려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에 놀랐고, 생각보다 많은 승려들의 행렬에 또 한 번 놀랐다.
파방을 모셔놓았던 왓마이사원, 아름다운 부처님의 벽화 왓씨엥통을 둘러보고, 쾅시폭포로 이동하면서 울창한 밀림 속을 걸어갈 때는 너무나 상쾌했다. 하지만, 비가 너무 많이 내린 탓에 아름다운 폭포 감상은 뒤로 하고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우리는 주 목적인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비엔티안으로 돌아왔다. 파스캄 초등학교를 방문해 라오스 초등학교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운동장은 진흙탕이고 교실에는 먼지가 많고, 선풍기가 2대밖에 없어서 교실 안은 뜨거운 기운이 가득했다. 라오스에서 가장 좋은 시설을 지닌 학교라는 설명을 듣고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지 새삼 느꼈다.
우리와 함께 풍물공연 할 아이들 8명을 만나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아도 손짓 발짓으로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조금씩 어울림 속으로 빠져들었다. 우리 고유의 전통악기를 소개해주고 한국어를 가르쳐주며 라오스어도 배웠다. 북, 장구, 징, 꽹과리 모두 라오스 아이들에게는 처음 보는 악기들이라 채를 잡는 법부터 악기를 치는 자세, 구호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천천히 알아가고 조금씩 악기를 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멋졌다. 첫날 일정이 끝날 무렵에는 목표로 했던 장단 5개 중 2개를 외우는 수준이 되었다.
라오스의 학교에서는 11시 30분부터 점심시간이며, 점심 후에는 낮잠 자는 시간이 있어서 놀라웠다.
둘째 날 다시 학교에 갔더니, 벌써 학생들이 나와 연습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나머지 3개의 장단을 가르쳐 줬는데 어제와는 다르게 악기를 다루는 실력이 많이 늘어 있었다. 단 3일 만에 장단을 외워 공연을 해야 하는데도 첫날 가르쳐 준 장단을 친구들끼리 연습해 다 외우고 있어서 정말 감동이었다.
오후에는 옆에 있는 초등학교로 이동해 풍물놀이 하는 장면을 벽화로 그렸다. 색칠하는 것도 힘이 들고, 벽화를 그리는 장소가 좁고 여러 사람이 그리기에 불편함도 있었지만 완성된 결과는 정말 멋졌다. 파스캄 학교의 학생들도 우리의 벽화를 좋아해줘서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셋째 날에는 라오스 남부지방의 댐이 무너져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구호품을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우리는 몽족 마을에 전달하기로 준비해 간 의류 100여점과 학용품을 전달해 주었다.
드디어 발표의 시간이다. 3일 동안 더운 교실에서 땀을 흘려가면서 싫어하는 기색도 없이 잘 따라 준 덕분에 합동공연을 잘 마치고 너무나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미숙했지만 열심히 따라주고 멋진 공연의 결과를 맺을 수 있어서 정말 뿌듯했다. 먼 이국땅에서 한국의 전통 문화를 전파했다는 자부심과 애국심이 절로 생겨났다. 아이들과 헤어질 때 너무 아쉽고 슬퍼서 다음에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면서 헤어졌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방비엥으로 이동해 몽족 마을에 들렀다. 우리가 준비해 간 사탕을 서로 먹으려고 싸우는 것을 보고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많은 아이들이 무너질 듯한 집에서 옷도 제대로 못 입고 생활하는 것을 보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라오스에서의 마지막 날에는 체험활동을 했다. 버기카를 탈 때는 비가 많이 와서 진흙이 튀고 옷이 다 젖긴 했지만 한국에서는 해보지 못한 경험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었다. 짚라인과 수영, 카약 타기 등 신나는 체험의 연속이었다.
라오스는 개발도상국이라는 것만 알고 있던 나는 편견이 조금 있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많은 체험을 하고 현지인들을 만나 보니 정말 친절하고 포근한 나라임을 알게 됐다.
4-H를 통해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함께’를 배웠고 ‘감동’을 느꼈다. 또 이번 해외봉사활동으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함께 라오스에서 또 다른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라오스 초등학생들과 합동 풍물공연을 마치고 박수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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