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국 현 (전남 나주시4-H본부 회장)
호남의 대표 음식인 홍어 요리. 코끝을 찌르는 톡 쏘는 맛이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제대로다.
안국현 전남 나주시4-H본부 회장(61·전남 나주시 영산3길)은 국내 첫 홍어 명인으로 불린다. 안 회장은 나주 영산포에서 ‘홍어1번지’라는 상호를 내걸고 홍어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홍어 제품의 규격화를 처음 시도하고, 마릿수로 파는 대신 홍어를 썰어서 판매하는 등 고객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서비스를 차별화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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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활동을 통해 리더십과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깨우침을 얻었다는 안국현 회장은 ‘4-H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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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국내 최초 홍어 명인으로 선정
2007년엔 전통음식 개발과 전승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사단법인 대한명인 문화예술교류회에서 대한민국 최초 홍어 명인으로 선정되어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그의 가게에서 일하던 직원 몇 명이 홍어 요리를 배워서 따로 독립을 했는데, 언젠가 그 집 식당에서 만났더니 보자마자 큰 절을 해서 민망했던 얘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제가 별로 가르쳐 준 것도 없는데, 손님들 많은데서 사장이란 사람이 대뜸 절을 하니까 정말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건 그렇고,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는 게 제 신념입니다.”
지금이야 남부러울 것 없는 ‘홍어 명인’이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초기에는 망하기도 해보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마을이장, 부녀회장을 만나서 정보를 얻고 손님을 직접 찾아가서 판매를 하면서 고객의 마음을 알고 소위 장사에 눈을 뜨게 됐다.
숙부로부터 홍어가게를 이어받아 40년 넘게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안 회장은 홍어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그가 자랑하는 삼합은 굽지 않은 마른 김에다 홍어와 돼지고기 편육, 묵은지를 포갠 뒤 돌돌 말아 먹도록 내놓는다. 홍어 원어를 숙성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과학적 방법을 활용하고, 현대인의 기호에 맞게 발전시켜 홍어의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를테면, 염도가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숙성됐는지 등을 모두 측정기로 계량화해 맛이 최고의 상태에 이르렀을 때라야만 고객에게 판매하는 식이다.
자나 깨나 홍어 생각이라는 안 회장은 앞으로 홍어박물관을 건립하는 게 목표다. 그래서 홍어 요리 뿐만 아니라 홍어를 소재로 체험, 교육을 엮어 남녀노소 누구나 홍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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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상 전남4-H본부 회장(우측), 이용정 사무처장(좌측)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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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4-H
안국현 회장은 10대 후반이던 1975년 나주군 봉황면 철천 선동4-H회에 가입해 4-H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봉황면4-H회장과 나주군4-H연합회 오락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청년4-H활동에 몸담았다.
현역활동을 마치고는 2014년 나주시4-H본부 결성에 핵심 멤버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이듬해 나주시4-H본부 초대회장을 맡아 연임하고 있다. 전남4-H평생회원을 1명에서 8명으로 늘리고, 나주시4-H본부 회원을 63명으로 확대하는 등 조직 활성화에 큰 몫을 담당했다. 특히, 전남4-H본부 평생회원으로 가입하고, 매달 정기적으로 4-H후원모금에도 참여하는 등 4-H지도자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안 회장이 재임하는 동안 다도초등학교, 세지중학교, 노안중학교, 금천중학교를 주축으로 학교4-H회를 육성하는 한편 2015년부터 해마다 6명씩 총24명에게 장학금 240만원을 지급해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나주·화순·장성 3개 시군4-H연합회 활성화 체육대회 지원, 나주 장애인복지관 제초 봉사활동 식비 지원 등 청년4-H활동이 활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청년4-H회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4-H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원동력입니다. 4-H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배웠고,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깨우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훗날 농민운동과 민주화운동에 몸담게 된 계기도 4-H활동이 그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취재에 동행한 전라남도4-H본부 임재상 회장과 이용정 사무처장은 “안 회장님이 지역사회에서 여러 직책을 맡고 있어서 바쁜 가운데도 늘 관심 갖고 4-H행사에 나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정동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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