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보 성 (경상남도4-H연합회 회장)
2012년 3월, 미래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막연했던 20대를 보내고 있을 때 먼저 귀농하신 아버지의 적극적인 설득에 그렇게 나는 경상남도 의령으로 귀농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고 도시보다는 모든 것이 느려 보였던, 그러나 주위 환경을 보면 결코 느리지만 않았던, 목적도 목표도 없었던, 단순히 갑갑한 도시생활의 도피였던 나의 귀농생활. 2012년 8월 농업기술센터 4-H담당 지도사를 만나 4-H회 가입을 권유받고 나서 진정한 귀농생활이 시작되었다.
처음 차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4-H모임에 참석하고 회의도 참석하고 행사도 다니고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또래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나에게는 절실했던 게 아니었나 싶다. 두루뭉술하고 친화력 있는 성격 탓에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형, 동생들과도 잘 지내면서 그렇게 4-H생활을 재밌게 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30살이 되던 해에 4-H를 통해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는 그야말로 나에게는 신입회원들에게 더더욱 열심히 하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해 줄 수 있는 회원이 되었다.
4-H를 통해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와 농업·농촌을 위해 젊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들과 앞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2015년부터 경상남도4-H연합회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하고 있다.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도회장을 맡고 1년은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니 나 스스로의 부족함과 회원들의 4-H에 대한 기대감 등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전 4-H회원 상한 연령이 만 25세, 29세였을 때 선배들은 순수하고 활동적이고 배우려는 마음가짐이 앞섰다면, 39세로 높아진 지금의 시점에서는 그 마음에 더해서 윤택한 농업·농촌에서의 삶을 4-H통해 얻고 싶다는 것이 후배들의 마음이었다.
도회장 2년차부터는 회원들의 마음을 충족시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임원들과 함께 머리 맞대어 고민을 해결하고 개인보다는 함께 하는 즐거움을 더욱 몸으로 느끼고 있는 지금이 나의 적성까지 찾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나는 4-H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내 꿈도 정했다. 4-H를 통해 경험하고 배웠던 것을 토대로 농업·농촌에서 나의 역할을 찾게 되는 과정이 지금의 나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농업·농촌 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고, 결혼도 하게 되었으며, 임원 및 회장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느꼈던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성장하게 하며, 그것을 토대로 꿈을 정하게 해준 것도 바로 4-H다. 4-H는 나의 귀농 생활과 함께 시작했고 끝도 함께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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