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5 격주간 제877호>
[시 론] ‘농촌과 문화예술’, 농촌의 미래 4-H청년과 청년예술가의 협업이 답이다

"4-H청년들의 주도 하에 도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예술인과의 협업은 농촌사회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전략이며 지속가능한 구성일 것이다"

정 옥 용 (제천문화예술학교 이사장 / 뮤지컬 제작자)

농촌의 현실 -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제천은 서울의 1.5배의 면적을 소유한 중소 도시이지만 인구는 13만5,000명이다. 이처럼 땅은 넓고 인구밀도가 적다 보니 당연히 오지가 많다. 오지란 무엇인가? 병원과 약국도 없고, 마트도 없고, 교육 정보도 없다. 함께 뛰어놀 또래도 없다. 즐길 문화는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 곳! 그곳이 바로 오지(농촌)이다.
이러한 불편함은 청년들을 도시로 떠나보낸다. 내 자식만은 좋은 학교를 가야 하고 좋은 직장을 다녀야 하고 결혼을 해서 도시에 생활터전을 마련하게 하는 것이 농촌 부모들의 희망이다.
고령화되어 가는 농촌! 아니 이미 고령 농촌이 되어버린 농촌! 이곳에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마을에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폐교 수가 늘어가고 있다. 학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중·고등학교마저 폐교 위기에 놓여 있다.

부익부빈익빈 환경에 살아가는 예술인의 현실

그렇다면 예술인의 현실은 어떠한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은 상위 3%를 제외한 나머지 97%는 월50만원도 벌지 못하는 예술인들로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많다.
이러한 현상은 예술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미래를 바꾸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먹고살기 힘들어 예술을 버려야 하는 현실이 예술인의 현실이다.
현실을 탈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귀촌을 택하는 예술가들도 늘고 있다. 이들이 귀촌을 택한 이유 중 가장 큰 장점은 건강한 자연 현장에서 창작에 필요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일 것이다.
하지만 자녀들의 교육문제, 지역민들과의 교류 부족, 경제적 여건 등으로 귀촌·귀향의 꿈을 접고 다시 도심으로 떠나고 있다. 이는 농촌과 도시 간의 문화적 차이에 따른 어려움과 이미 도시 생활에 적응된 생활습관으로 농촌 생활에 적응하기 힘든 생활 패턴 때문이다. 어렵게 익힌 예술임에도 불구하고 현실 때문에 예술을 포기해야 하는 예술가들이 늘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이젠 농촌에도 귀농·귀촌하는 예술인과의 협업이 필요한 때이다. 인구가 절대 부족인 농촌에 예술인의 귀촌으로 인하여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활기찬 농촌문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4-H가 만들어가는 세대를 뛰어 넘은 농촌과 귀촌예술인의 협업연대 전략

얼마 전 4-H청년들이 모여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책토론을 하였다. 청년들이 꿈꾸는 농업을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며 농촌의 희망을 보게 되었다. 실천을 통해 배운다는 취지 아래 설립된 4-H를 통해 어려서부터 농촌을 삼성처럼 꿈의 직장이 되는 IT농촌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자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 그 꿈은 분명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하지 않은 것은 바로 소외된 문화 때문이라는 사실 또한 가슴 아픈 현실이다. 소외된 문화? 그렇다. 예술인의 귀촌이 답이다. 자연과 함께 하는 4-H청년과 도시에서 이루기 힘든 예술인과의 협업을 이끌어내야 한다.
4-H청년들의 주도하에 도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예술인과의 협업은 농촌 사회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전략이며 지속가능한 구성일 것이다.

4-H청년이 만들어가는 농촌문화로 변화

예술인의 귀촌이 많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지금까지 이끌어온 농촌 사람들과의 이질감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특히 문화적 차이로 서로의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며 세대 간의 갈등 또한 부딪힘이 심할 것이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는 중간자 역할을 4-H청년이 해야 할 일이며 농촌문화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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