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5 격주간 제875호>
[회원의 소리] 영농후계자 5년 차인 나는 초보 농사꾼

"4-H와 농업을 위해 열심히 봉사 중이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박 재 광 (전라남도4-H연합회 대외지원부장)

한 기업의 CEO, 그것이 내 꿈이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그러한 꿈일 것이다. 평범하게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 경영을 배우면 모두 CEO가 되는 줄만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반 회사에 들어가면 다행인 세상, 이러한 나의 고민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되었다.
나비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고장, 함평군에서 태어나 바쁘신 부모님 대신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손불면 북성리 차경마을은 눈뜨면 논밭 그리고 산 뿐 이다. 그 속에서 내가 생각했던 경영의 개념은 할아버지 때문에 달라졌다. 소를 키우고 논과 밭농사로 소를 늘리시는 우리 할아버지는 내가 존경하는 CEO이셨다.
할아버지는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사셨고 몸은 편찮으셨지만 열정은 젊은이들보다 강하셨다. 그게 내가 농업을 선택하게 된 큰 계기가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모든 게 서툴렀고 학교에서 배웠던 것과 현실은 많이 달랐다.
정성껏 키운 농작물은 헐값에 팔려갔고 나의 불찰로 송아지도 세상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좌절은 커져 갔지만 모든 게 경험이라며 할아버지께서는 용기를 주셨다.
하지만 경험 많은 할아버지와 마을 어르신들의 충고만으론 부족했다. 농사는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이다. 그때 4-H의 형들을 만났다. 같은 위치에 있어서 더 위로를 받을 수 있었고 같이 성장하는 모습이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나에게 4-H는 그러한 곳이었다. 나의 동료, 선·후배가 있는 화합의 장이었다.
의지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4-H!이기적이고 전쟁터인 바깥세상과는 달리 지·덕·노·체 이념으로 다른 세상을 알려준 4-H!
내가 받았던 모든 것을 돌려주어야겠다는 마음으로 2014년 함평군4-H연합회 임원활동을 시작으로 2017년부터 전라남도4-H연합회 대외지원부장도 하고, 올해는 한국4-H중앙연합회 기획부장까지 하고 있다.
4-H와 농업을 위해 열심히 봉사 중이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우리 고장 함평군에 더욱 베풀고 싶다. 아직 나는 영농 후계자 5년 차인 함평군 손불면 차경마을 초보 농사꾼이지만, 하늘에서 보고 계신 할아버지께 부끄럽지 않은 손자가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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