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5 격주간 제873호>
[이달의시] 피아노
남자들에게는 피아노 치는 여자에 대한 환상이 있다. 피아노에 앉아 예쁜 손가락으로 건반을 두드리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 그래서일까? 이 시를 읽으면 공연히 가슴이 뛰고, 피아노에 앉은 여자의 손가락과 그 손가락이 만들어내는 선율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 시에서는 그 선율을 시각화하여 ‘끊임없이/열 마리씩/스무 마리씩/신선한 물고기가/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쏟아’진다. 귀에 들리는 피아노 소리를, 눈에 보이는 펄펄 뛰는 물고기의 유영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바다로 가서/가장 신나게 시퍼런/파도의 칼날 하나를/집어’든다. 피아노 연주에 맞춰 이 시를 읽는다면 더욱 큰 감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신현배/아동문학가, 시인〉

◆ 전봉건(1928-1988)
· 1950년 《문예》에 시 「4월」 등이 추천되어 등단.
· 시집 〈사랑을 위한 뒤풀이〉, 〈피리〉, 〈새들에게〉, 〈돌〉 등을 펴냄.
· 한국시인협회상, 대한민국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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