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5 격주간 제873호>
[회원의소리] 4-H, 다른 청년 농업인에게도 기회가 되길 바란다
"힘든 시기에 만난 4-H,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김 반 석 (경상북도4-H연합회장)

지체장애 2급이신 아버지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시는 어머니 밑에서 삼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4살 때부터 양계장에서 계란을 줍기 시작했다.
계란을 줍는 것이 무슨 의미이고 왜 해야 하는지 잘은 모르지만, 어머니의 소리 없는 칭찬들로 자연스레 닭과 어울리며 양계를 배워나가던 아이.
그 아이가 어느덧 어른이 되어 지체장애인이신 아버지의 손발이 되어주는 전문적인 양계인으로 성장했다.
나는 아버지의 농장을 승계하기 위해 농대에 진학해 학업을 병행하며 아버지와 함께 농장을 이끌었다.
그러던 중 2009년 산업기능요원을 하면서 4-H를 접하게 되었다. 나와 같이 양계를 비롯해 농업에 종사하는 내 또래의 친구가 많지 않았던 당시에 4-H는 힘든 일상에 안식처가 되었다.
그렇게 농대 선배님들의 권유로 인연을 맺은 4-H. 점차 4-H와 함께하는 시간이 흐르면서 4-H에 대한 애착이 생겨 열정적으로 활동에 참여했다.
2013년에 의성군4-H연합회장을 맡게 되었을 때 회원이 4명밖에 없었다. 경상북도4-H 행사에 참석하면 의성군은 인원 미달로 인해 참여 과정이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4년간 회장을 역임하며 회원들의 도움과 의성군 청년농업인들의 도움으로 20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동하는 의성군4-H연합회가 되었다.
그리고 지난 7년간 실행하지 못했던 회의와 교육 등을 다시 시작해 열정 넘치는, 패기 넘치는 의성군4-H연합회가 되었다.
2017년 6월. 든든한 지원군이시던 어머니를 갑작스레 돌아올 수 없는 머나 먼 곳으로 떠나보내며 슬픔에 잠겨있을 때 나의 옆에는 경상북도4-H연합회 회원들이 있었다.
의지할 곳 없어 힘든 시기를 보내는 나에게 4-H청년농부들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들은 다시금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고 희망이 되어주었다.
사람에게는 항상 위기가 있고 기회가 있다. 나 역시 수많은 위기들을 겪어가며 성장하였으며 역경을 디딤돌로 바꾸어 좋은 기회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4-H가 있었다. 나에게 위기의 순간들을 응원으로 하여금 기회가 될 수 있게 도와준 4-H. 다른 청년 농업인들에게도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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