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결제를 하고 받는 흰색의 영수증 용지는 ‘감열지’라 불린다. 감열지는 종이 자체에 염료가 들어있는 특수 종이다. 이 종이는 열에 반응하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프린터기를 이용한 출력 방식과 달리 열을 가한 부분만 색깔이 변해 글자가 나타난다.
영수증의 모습을 떠올릴 때, 대부분의 사람은 ‘흰 바탕에 검은색 글씨가 적힌 종이’를 생각한다. 한데 어째서 요즘에는 검은색이 아닌 파란색 영수증이 증가하는 것일까? 파란색 영수증이 등장한 진짜 이유는 ‘영수증에 들어가는 염료 생산 업체의 영업 중단’ 때문이다. ‘파란색 잉크가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라는 주장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감열지에 들어가는 염료는 80% 이상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 정책을 강화해 많은 염료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다. 이에 검은색 염료의 생산량은 턱없이 부족해졌고 가격은 상승했다.
염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물과 에너지가 필요하며, 생산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또한 염료 생산에 따라 발생하는 폐기물은 수질오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중국 정부는 염료 공장들에 폐수 정제 기준을 제시했고, 이를 초과한 업체에 대한 영업 중단 조치가 내려졌던 것이다.
검은색 다음으로 재고가 많은 염료의 색은 파란색이었다. 그래서 파란색 염료를 우리나라가 수입해 사용하며 영수증의 글씨가 파란색이 된 것이다. 전 세계 염료 생산을 책임지고 있던 중국이었던 만큼 검은색 염료 품귀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공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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