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다 혜 회원 (남양주시4-H연합회 부회장)

북한강과 남한강의 맑고 깨끗한 물줄기가 만나는 경관을 스쳐 지나가며 도착한 어느 체험농장. 2차선 도로에서 좁다란 논길로 들어서는 길목에 ‘소소리농장’이라고 적혀 있는 간판이 손님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남양주시4-H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서다혜 회원(26·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고래산로)을 만났다.
“어려서부터 꽃, 나무를 너무 좋아해서 남들보다 꽃이나 나무 이름을 잘 맞췄어요. 아버지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길을 가다가도 ‘이건 무슨 꽃이고, 이건 무슨 나무야’ 하고 설명해주셨죠.”
한국농수산대 화훼학과에 진학한 서 회원은 일찌감치 체험농장주로서 꿈을 그렸다. 졸업 후 2012년 숲유치원 프로그램, 체험농가 등 선진 체험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는 덴마크로 건너가 해외농업인턴 자격으로 1년 동안 연수를 받으며 경험을 쌓았다.
아버지가 25년 전 고향인 남양주로 귀촌해 친환경 주말농장을 운영한 것이 지금의 체험농장이 있게 된 계기가 됐다. 2010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촌교육농장 인증을 획득하고, 지난해 농장 이름을 ‘송촌농장’에서 ‘소소리농장’으로 바꿔 달았다. 한번 들으면 기억에 남을만한 특색 있는 이름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쏙 마음에 들었다고. 높게 우뚝 솟은 모양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란다.
약 1만㎡에 달하는 부지는 체험장, 텃밭, 캠핑장, 실내교육장 등을 갖춰 농장 안에서 모든 여가와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원스톱 서비스’로 만들어졌다. 봄에는 봄나물 뜯기, 올챙이 관찰, 여름에는 감자 캐기, 블루베리 따기, 물놀이, 가을에는 고구마 캐기, 배추와 무 뽑기, 겨울에는 썰매타기, 모닥불 피우기, 고구마와 감자 굽기 등 계절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체험농장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그래서 연중 상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고 있습니다. 한번 왔다가 끝나는 일회성 체험을 벗어나 지속적인 다회차 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해요. 이를테면 패키지 프로그램이죠.”
그래서 꽃두부 만들기, 소달구지 체험, 블루베리잼 만들기, 텃새 탐조, 호접란 만들기 등 상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작년 청년농업인경쟁력제고사업 지원대상자로 선정돼 실내교육장 리모델링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23㎡와 33㎡ 두 종류로 나누어 접수받고 있는 농장 텃밭은 25~30가구에 분양해 4월쯤 개장할 예정이다. 씨앗, 씨감자를 무료로 나눠주고 농기구와 피크닉 테이블도 빌려준다. 무엇보다 일반 주말농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휴게시설이 있어 햇볕을 피하고 그늘에서 휴식할 수 있는 점을 서 회원은 소소리농장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단체 등에서 주로 찾아오는데, 이에 못지않게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텃밭 회원, 캠핑족들도 많다. 아무래도 농장을 새롭게 개명하고, 작년부터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의 홍보 효과가 큰 것 같다는 그녀의 분석이다.
중학교 때부터 4-H활동을 시작해 연세중학교4-H회장을 맡기도 한 서다혜 회원은 학생4-H와 청년4-H를 모두 거쳤다.
“아이들을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인성교육, 감성체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요. 팜파티, 팜웨딩도 기획하고 있죠. 훗날엔 농장을 더 가꿔서 경관농업도 하고 싶고요.”
아직까진 농업과 농촌이 돈도 많이 못 벌고 힘든 직업이라는 이미지이지만, 앞으로 엄청난 비전이 있는 분야가 농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서다혜 회원. 결국 청년농업인들이 보여주는 건 시간문제일 거라는 그녀의 말에 희망을 가져본다. 
 〈정동욱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