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15 격주간 제654호>
<이야기 한자성어> 濫觴(남상)

‘모든 사물 또는 일의 시초·근원 일컫는 말’

큰 배를 띄우는 큰 강물도 그 첫 물줄기는 겨우 술잔을 띄울 정도의 적은 물이라는 데에서 나온 말로 모든 사물이나 일의 시초, 근원을 일컫는다.
공자의 제자 중에 자로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공자로부터 칭찬도 많이 듣지만 반대로 꾸지람도 많이 듣는 그런 사람이었다. 어쨌든 그는 성질이 용맹하고 행동이 거친 탓에 무엇을 하든 남의 눈에 잘 띄었다.
어느 날 그는 화려한 옷을 입고 공자 앞에 나타났는데 이는 자기의 화려한 옷을 다른 제자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였다. 공자는 그 모습을 훑어보고 자로가 사치와 교만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하여 말을 건냈다.
“지금 우리 앞을 흐르는 양자강은 사천땅 깊숙이 자리한 민산(珉山)에서 흘러내리는 예로부터 큰 강이다. 그러나 그런 양자강이라도 그 첫 물줄기는 겨우 술잔이 넘칠 정도의 적은 양의 물로부터 비롯된다. 그것이 차차 불어서 배를 타지 않고는 강을 건너갈 수 없게 되고 바람이 없는 날을 택하지 않으면 건너가지도 못하게 된다.”
공자는 사물의 시초가 중요하며 처음이 나쁘면 뒤로 갈수록 심해진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다시 공자가 다정하게 타일렀다.
“자로야. 지금 너는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안색도 그렇게 의기양양하니, 너의 그 같은 태도를 보게 될 때 천하의 어느 누가 너를 위해 좋은 충고를 해주겠느냐?”
이 말에 자로는 즉시 반성하고 급히 그 자리를 떠나 옷을 바꾸어 입고 왔다. 자로가 이번에 바꿔입은 옷은 침착하며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다. 공자는 모든 일과 행동의 그 시초는 매우 미미하게 시작되나 나중에 손도 댈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변화할 수 있음을 자로에게 경고한 것이다.
공자는 이런 비근한 일에서 사물의 도리를 잡는 데에 능숙하였다.
공자는 다시, “내가 지금 이야기 하는 것을 잘 기억해두어라. 말을 꾸미는 자는 믿음직스럽지 않고, 행동을 꾸미는 자는 잘난 척하는 자며, 아는 것을 곧 얼굴에 나타내어 자기 능력을 자랑하려드는 자는 소인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확실히 구별하여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한다. 이것이 입 밖에 내서 말할 때의 주된 사항이다.”
“또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실행할 수 있다고 하며, 실행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니, 이것이 행동의 목표인 것이다. 전자의 상태를 지(智)라 하고 후자의 상태를 인(仁)이라고 한다. 지에다가 인을 겸하게 되면 이젠 그 이상의 것은 없다고 생각해라”라고 말했다.
 〈넘칠 남(濫) / 술잔 상(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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