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1 격주간 제870호>
원로지도자의 4-H이야기 ‘만경(萬頃)’ (48)

미래 4-H를 위한 만경과의 대화 〈2〉

연포(燕浦) 강 건 주 (한국4-H본부 고문)

편집자 주 : 지난 2년간 본 칼럼을 통해 흥미진진한 ‘4-H 이야기’를 전해주신 원로 만경과 한국4-H의 현주소와 미래를 향한 도전에 대해 독자들과 더불어 깊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본 칼럼은 47~49호에 연재될 예정입니다.

Q. 4-H운동의 원동력인 4-H 기부문화 혁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과거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이 문제에 대해 항상 많은 고민을 해왔어요.  농촌 운동과 4-H운동의 성공은 정신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지요. 현대적 농촌지도기술도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사회적 재정지원과 정부의 정책적 예산 지원도 없어선 안 될 요소로써 이들 지원이 잘 조화를 이룰 때 우리 4-H는 크게 성장할 수 있어요. 과거 우리 4-H의 사회적, 국가적 존재가치가 중요시 되면서 민간기업체의 기부도 크게 증가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최근 들어 중견·대기업들의 자발적인 기부활동이 정체상태인 점은 매우 유감스럽네요. 현재 우리 4-H는 예전만큼 국민들의 폭 넓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지 않아요. 이런 점을 잘 감안하여 새로운 4-H 기부문화를 만들어야 돼요. 이를 통해 4-H회 조직 확대, 각종 선진 프로그램 도입 및 새로 대두된 4-H국제협력사업 추진 등 미래 4-H 사업에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참여해야 돼요. 현재 4-H본부의 재정은 국고 지원, 협력사 기증금, 독지가 출연금, 4-H회원들의 각종 회비 및 4-H육성기금, 회관운영수입, 이자수익 등 다양한 재원을 통해 충당하고 있어요. 재정 자원 확대를 위해서는 현재 구성되어 있는 4-H재정위원회를 대폭 개정 및 재편할 필요가 있어요. 가칭 한국4-H재단(법적 설립 요건은 차후에 논의 필요)을 설립하여 기존 출연 회원사와 새로 영입할 비농업 관련 대·중소 기업체 경영인들 다수의 참여를 유도해야 되요. 본 재단에 출연금 기여와 운영을 전담할 9~10인 이사회를 만들고 성숙한 4-H회원 출신 3~4인으로 실무팀(무보수)을 구성하여 상시 출연자 저변 확대와 발굴 활동을 전개해야 해요. 이와 동시에 4-H운동 대외 홍보활동도 겸하도록 하여 4-H운동의 사회적 재확산을 위한 노력을 해야 돼요. 4-H 기부문화 재정립은 기존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논하기를 바라며 실무진(회장단 대표, 직원, 고문 기타 유식자, 15인 이하)에서 실행계획 초안을 세밀히 작성하도록 하면 좋은 안이 많이 나올 것입니다.

Q. 현 4-H본부와 관련된 거버넌스(관리 체계)에 관해 간단히 설명 부탁합니다.
A. 지금 한국4-H본부는 여러 면에서 성숙되었습니다. 업무지원 면에서 말입니다. 100년 역사를 가진 미국의 민간 4-H 지원체인 National 4-H Council과 대등하게 중앙 4-H민간기구로서 기능 및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현재 다소 재정적 곤란을 겪곤 있지만 민주적인 우리 4-H본부의 활동은 세계적인 수준이지요! Global 4-H Network도 단숨에 탄생시킬 만한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있어요. 지면 관계로 두 가지만 더 간략하게 지적하지요.
첫째는 영농청년4-H회에서 4-H(청소년기본법 제5장 제29조에 청소년을 9세~24세로 규정)를 삭제하고 가칭 한국영농청년회(25~39세로)로 개칭하여 4-H본부의 관리에서 분리된 자치적 연합회 조직으로 구성하면 좋겠어요. 선진국에서는 완전히 독립된 자율적 집단, 즉 Young Farmers Club이라 칭하여 농촌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정부와 농촌진흥청의 기술지도를 받는 독립적인 영농집단으로서 귀농 청년들의 사업을 연계해주고 지방자치정부가 업무 주관 차원에서 직접 관리 및 지원하는 모델로 정착되어야 해요. 우리 4-H는 학습단체인 만큼 영농과 실질적인 경영상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예요.
둘째는 4-H지도자(자원) 인증제 도입이예요. 물론 지도자들의 자질 향상 및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과도하게 경직된 면이 있어요. 교육 수료증 발급, 마일리지제 추진, 수료자 전산등록 등은 수긍이 되지만 지도자 자격인증제와 자격증 발급과 자격 기준 미달자는 4-H 지도가 불가하다는 점은 우리 4-H의 기본 이념에 배치된다고 보여요. 4-H지도자는 지도공무원 혹은 유급지도자들과 달리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자발적으로 청소년을 위해 봉사하는 것인데 좀 지나친 발상이 아닌가 생각돼요.
우리는 항상 지속가능하고 4-H 친화적인 면에서 4-H 사업을 전개했으면 좋겠어요.
또한 지금 우리 4-H가 한 번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혁신이 절실히 필요해요. 특히 한정된 인력과 재원을 갖고 뛰어난 능력 발휘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니깐요.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4-H다이어리
다음기사   한국4-H활동 시책 개정으로 새 비전 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