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5 격주간 제869호>
[이달의 시] 하얀 눈과 마을과

눈이 덮인 마을에 밤이 내리면 그 마을은 하얀 꿈을 꾸고, 그 꿈 위에 쏟아질 듯 새파란 별이 빛난다. 눈이 덮인 마을의 밤 풍경은 지상과 천상의 구분이 없다. 천상에 있던 별도 지상으로 내려와, 눈이 덮인 마을에 박히기도 한다. 눈이 덮인 마을에서는 누군가 혼자 자지 않고 편지를 쓰는지, 등불이 하나 새벽까지 남아 반짝거린다. 그러다가 동이 터 오면 그 등불도 별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진다. 시인이 그려 놓은, 눈이 덮인 어느 마을의 밤 풍경은 이처럼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시인은 그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밤새 뒤척이며 눈처럼 맑고 깨끗한 시심(詩心)에 잠겼을 것만 같다.
 〈신현배/아동문학가, 시인〉


◆ 박두진(1916-1998)
· 1940년 《문장》에 시 「묘지송」 등이 추천되어 등단.
· 시집 <오도>, <박두진 시선>, <고산식물> 등 다수.
· 아시아자유문학상, 예술원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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