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4-H본부의 이사회가 열렸다. 평범한 이사회 중의 하나였지만 나 자신 뿐만 아니라 많은 4-H식구들의 관심은 그곳에 집중되었던 것 같다. 그것은 다름아닌 한국4-H본부의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되어 민감한 사안이 다뤄졌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등을 통하여 많이 오르내렸으니까 설명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그간의 과정을 돌아보면 4-H를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참 안타까운 모습들이 가득하다. 원리와 원칙에서 어긋남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리의 선배들은 원리대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참 4-H다운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렸던 것은 아닐까? 과정이야 어찌되었건 지난번 이사회를 통해 회장의 임기에 관한 정관이 부결되었다고 들었다. 그 결과로 한국4-H본부의 새로운 회장이 세워져야 되게되었다. 더 다행인 것은 정기총회에서 후보자들 간의 표 다툼이라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 회장 추대위원회를 구성했다고 하니 새로운 기대를 하게 된다. 그 동안 4-H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아마도 이러한 결정을 기다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4-H가 제자리 걸음이 아니라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느끼는 이런 상황 속에서 4-H에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역량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구성된 4-H본부 회장 추대위원회는 이러한 4-H인들의 진정한 바람에 대해 심사숙고 하면서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름만 걸고 있는 추대위원회가 아니라 자신들의 모든 능력과 정보를 총동원하여 정말 새로운 4-H운동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사람을 물색하고, 설득하여야 할 것이다. 회장을 추대하는 데 있어서 ‘우리’ 와 ‘4-H출신’이라는 단서조항은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이다. 한국4-H본부는 분명히 청소년단체이며, 농업과 농촌, 농심을 지향하는 단체이다. 그런 관점에서 회원들을 잘 육성해야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그러므로 과거의 농촌계몽적인 4-H 성격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또 4-H출신 선배들의 모임이라는 관점도 버리고 올바른 회원 육성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을 조성해야 한다. 누가 회장으로 좋을 지는 나도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막연하게 바라기는 4-H본부의 현 상황 가운데 가장 힘든 부분이 있다면 그러한 것을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좋을 것 같다. 재정이면 재정, 로비면 로비, 인지도면 인지도 등이 될 수 있다. 장관출신이나, 농협장이나 마사회장이나 아니면 국회위원이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려하고, 접촉해야 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고 느슨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 어린 후배 입장에서 선배님들에게 주제 넘은 부탁일 수 있지만, 추대위원회는 개인이 아니고 모든 4-H인의 염원을 대변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한다. 정말 4-H를 위한 선택, 정말 지혜로운 선택을 모든 4-H인들은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