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결혼식
지난주에 어느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정신지체 2급 정도의 장애가 있는 신부의 결혼식이었습니다.
신부는 어렸을 때 꽤 똑똑했지만 고등학교 시절 형편이 어려워 야간학습과 보충수업 등을 빠질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성적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100%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그 고등학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던지라 어느 날 담임선생으로부터 언어폭력에 가까운 아주 몹쓸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아 농약을 마시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혼식장에서 본 신랑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며,인물 또한 괜찮았습니다.
저의 어리석은 생각인 줄은 모르겠지만 신랑이 왜 이 여자를 선택하게 됐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위의 얘기를 들어보니 신랑이 평소에 자원봉사를 많이 해왔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조금 이해가 되는 듯 했습니다. 자신의 모든 욕심을 포기하고 이런 결정을 내린 신랑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식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한마음이 되어 부디 잘 살라며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진심어린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아들의 깊은 속을 헤아리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장남 하나 바라보고 온갖 고생했던 지난날들 생각에 흘리는 신랑 어머니의 눈물과 아픈 딸로 인해 그동안 맘고생 많이 했을 신부 어머니의 눈물이 결혼식장을 온통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요즘 다들 조건을 많이 따지는데 욕심 없이 사랑을 선택한 신랑의 용기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며 부디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해 봅니다.
- 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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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정도, 계산도 섞이지 않은 조건 없는 순수한 사랑에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모든 사람들이 아무 사심도 갖지 않은 채 마음을 나누고 채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 조건 없는 사랑이 아름(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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